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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지연과 가계 부채 등으로 인해 침체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시장 참여자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19개 주에서 실업률이 크게 늘며 이미 경기 침체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파이퍼 샌들러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낸시 라자르는 18일(현지시간) 인터뷰 전문매체 웰스트랙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지금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착륙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항상 경착륙했다"고 분석했다.
라자르는 Fed가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후 평균 10분기 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만, 최대 16분기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2분기는 기준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9분기대에 진입한 상황이다. 긴축 정책 시작 당시 0.00~0.25%였던 금리는 현재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올랐다.
라자르는 평균 실업률 증가세를 경제 침체 징후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19개 주에서 지난 3개월간 측정한 평균 실업률이 최소 0.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12개월 동안 30개 주에서 실업률이 상승했다. 4월 전국 실업률은 3.9%로 전년 동기의 3.4%에서 올랐다. 라자르는 "과거 이렇게 많은 주에서 실업률이 크게 증가할 때마다 전국적인 경기 침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자르는 미국 경제를 "양극화된 경제"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근 미국자영업연맹(NFIB)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1990년 초반과 2000년 때의 침체기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NFIB가 지난 4월 발표한 중소기업 낙관지수는 89.7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올랐지만, 28개월 연속 50년 평균치인 98을 한참 밑돌았다.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투자은행들이 연이어 S&P500지수 전망치를 높여잡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은 미국 주식 및 주택 가격 상승 등의 혜택을 입었지만,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고 신용카드 연체율은 크게 오르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뉴욕연방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지난 1분기 신용카드 미결제 잔고는 1조1200억달러(약 1526조2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90일 이상의 연체 상태로 전환돼 '심각한 연체'에 빠진 신용카드 미결제 총액 중 부채 비율은 6.4%로 집계됐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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