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일본 엔화가 원화(한국돈) 대비 저렴해지다 보니 “제주도 대신 일본 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죠. 실제 일본을 여행하면 ‘엔저(엔화의 약세)’ 효과가 크다는 걸 체감하곤 합니다. 수능에서는 환율 변화에 관련된 문제가 다양한 형태로 출제되곤 했습니다. 엔저의 이유 그리고 효과를 알아두면 달러나 다른 환율 변화에 대해서도 보는 시각이 넓어진답니다.
우선 한 국가의 환율 가치가 높아지려면 그 환율의 값어치가 높아져야 해요. 어떻게 하면 값어치가 높아질까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해서 돈을 벌어들이면(무역 흑자), 자국 화폐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거예요. 반대로 무역적자를 지속한다면 돈의 값어치는 당연히 떨어지겠죠. 일본은 2022년 회계연도까지 무역수지가 적자였어요. 수출 부진 영향이죠.
하지만 이는 원인 중 일부입니다. 더 큰 이유는 금융정책입니다. 일본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며 돈을 묶을 때, 여전히 완화정책을 유지했어요. 한마디로 돈을 계속 푼 거죠. 단기적으로 금리는 -0.1%로 마이너스고, 장기적으로는 0%대예요. 무슨 얘기냐. 일본 사람이 저축하면 실제 돈은 1년에 물가상승률만큼 값어치가 깎인다는 겁니다. 그럼 돈이 모이겠어요? 모두 쓰려고 하겠죠. 그래서 시중에 엔이 많아지고 값어치가 낮아져요. 이는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었던 만큼 금리인상으로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해요.
또 관광 수입으로 대표되는 서비스 수출도 늘어나요. “일본 가면 한국 사람밖에 안 보이더라” 하잖아요. 반대로 일본인이 해외에 여행 가려면 어떨까요. 한때 ‘엔고’ 시절엔 유럽에 일본인들만 많았어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죠. 모두 환율 효과입니다. 일본은 해외 투자 자산을 많이 가진 나라입니다.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엔화로 환산되는 일본의 보유 자산 가치도 치솟고 있습니다.
반대로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수입품 가격에 변동이 생겨요.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죠. 제조원가 상승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즉 환율로 얻은 이익을 원자재로 까먹을 수도 있죠. 수입하는 모든 물건의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일본 수출 기업들은 좋지만, 일본 서민들 입장에선 좋을 게 있을까요. 당장엔 좋다고만 말하기 어렵겠죠.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AA.31075199.1.jpg)
고윤상 기자
2. 엔저는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3. 엔저는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