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4일 11: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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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이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파파모빌리티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그룹을 떠난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이 먼저 주목한 회사로 그룹 신사업인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의 일환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다음 달 6일 파파모빌리티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124억원을 출자한다. 파파모빌리티가 진행하는 약 13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코오롱이 파파모빌리티에 출자한 금액은 총 329억원으로 늘어난다.
코오롱은 2022년 5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0억원에 파파모빌리티를 인수해 계열사에 편입했다.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023년 1월 75억원, 11월 70억원을 추가 출자한 데 이어 이번이 네 번째 투자다.
2018년 설립된 파파모빌리티는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다. 교통 약자 맞춤형 서비스를 내걸고 '파파 에스코트', '파파 에어' 등을 서비스한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지난 2018년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겠다며 코오롱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모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뒤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던 곳이다. 이 명예회장은 2022년 5월 기준 파파모빌리티 지분 33.5%를 보유했다.
코오롱이 파파모빌리티를 인수해 잇따라 투자하는 동안 이 명예회장은 거의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현재 지분율은 4.2%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거나 소액만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1월 코오롱글로벌에서 수입차 사업을 인적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설립하는 등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아우토, 코오롱오토모티브 등 자회사 6곳을 두고 수입차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맡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올해 3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를 내려놓고 사내이사만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 신차뿐 아니라 자체 인증 중고차 거래 및 렌트 서비스 등을 준비하며 모빌리티 전반에 걸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차량호출 서비스인 파파모빌리티와 사업적 접점이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파파모빌리티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코오롱이 보유한 파파모빌리티 지분을 인수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오롱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파파모빌리티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104억원으로 순손실 101억원을 올렸다.
이 명예회장은 파파모빌리티뿐 아니라 비아스텔레코리아(조리식품), 메모리오브러브(의류 리폼 판매), 어바웃피싱(낚시 플랫폼), 인유즈(미용·생활용품) 등에 개인 자격으로 투자하거나 창업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코오롱그룹과 직간접적으로 사업 관계나 금전 관계로 얽혀있다. 이 명예회장에 그룹 경영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과 연관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최근에는 코오롱그룹과 연관성을 낮추는 모습이다. 메모리오브러브는 지난해 4월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사업을 양도하고 청산 절차를 밟았다. 코오롱그룹향 내부거래가 70%에 달했던 인유즈 역시 비슷한 시기에 청산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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