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9일 09: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가끔 내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내 삶의 목표가 변화하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하고 주변을 돌아보곤 한다.마찬가지로 기업 입장에서도 외부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유럽과 미국의 공급망에 속하는 한국 기업들은 환경규제와 인권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이니 유일한 해법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해서 지속가능한 기업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뿐이다.
유럽의 경우, 공급망 내 인권·환경 보호 의무를 부여한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이 입법절차를 마무리해 공식 발효를 앞두고 있다. 대상 기업 규모에 따라 이르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실사 의무가 적용된다.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은 2022년 2월 EU 집행위원회가 처음 초안을 발표했으나 이탈리아, 독일 등 몇몇 회원국의 반대로 통과가 지연되어 왔다. 최종 통과된 법안은 이미 다소 완화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유럽연합(EU)의 주요 환경 규제 중에서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안 초안을 만든 라라 울터스 네덜란드 노동당 의원은 법안 표결 직후 “책임감 있는 기업 활동을 위한 이정표”라며 “인간과 지구를 착취하는 카우보이 기업을 종식시키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여유롭게 생각할 시간 없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 전략을 수정하고 실질적 대응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국내에서 ‘공급망실사법’으로 알려진 CSDDD 최종안에 따르면, EU 역내 기업의 경우 전 세계 매출액이 4억 5천만유로 이상이면서 직원수 1000명 이상인 기업이 ‘공급망 실사’ 적용대상이며, 한국과 같은 EU 역외 기업은 직원 수에 상관없이 EU 지역 내 매출이 4억 5,000만유로를 초과하면 모기업이 실사의 대상이 된다.
실사 의무를 가진 대기업 외에도 해당 기업의 공급망에 포함된 국내 중소기업들 역시 CSDDD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한국 기업이 유럽과 미국과 무역을 하는 경우, 공급망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리는 불가피한 요소가 되었다. 경영 전반에 걸쳐 실사 계획을 수립하고 공급망 내 인권과 환경 영향 요인을 자체 평가해야 할 뿐더러, 예방 및 완화 조치도 취해야 한다.
ESG 가운데 환경 영역으로 친환경 제품과 생산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계획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하는 방법에 대한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인권, 노동의 사회적인 영역 또한 리스크 관리에 포함되어야 한다. 남녀고용이나 장애인차별금지, 중대재해처벌법, 외국인근로자 차별 문제 등 한국 기업이 대응해야 할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고충처리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공정한 임금과 안전한 근로환경 제공, 다양한 인재 채용, 다양성 존중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추가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윤리적 거래와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공급망 거래는 항상 윤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공급업체와의 관계에서 투명성을 유지하고 감사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ESG차원에서의 노력은 단순히 공급망 실사 의무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평판을 높이고, 미래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략과 가치관을 채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실사규제를 기회로 삼는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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