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이름 석 자가 정치권에서 연일 거론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SBS라디오에서 "김호중 음주운전 사건과 윤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이 영락없이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호중이 음주사고 이후에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것은 소위 ‘런종섭’이라고 하는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출국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김호중이 처음에 절대 술 안 마셨다고 했다가 알코올 부산물이 검출되니까 시인했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것에 대해 '박정훈 대령의 망상'이라고 몰아붙이다가 정황이 드러나니까 격노한 게 무슨 죄냐고 하는 것도 닮았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진실을 덮고 계속 폭주하면 김호중과 그를 감싸기만 했던 기획사 폐업 수순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여권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김호중에게 빗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지난 26일 SNS에 "김호중을 보니 딱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겹친다"며 "표창장과 인턴 증명 조작, 낙제 받은 딸 조민에게 스리쿠션 장학금 지급, 공직에 있으면서 사모펀드 투자"라고 표현했다. 이어 "혐의가 많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기각한 판사 같은 몰상식한 이들이 많지만, 김호중 구속은 당연하다"라고도 비꼬았다.
김호중의 팬들도 조국·이재명 대표를 언급했다. 28일 김호중 팬 커뮤니티에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국회의원 출마 후 검찰 독재를 부르짖는 당선인도 있고,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뒤집고 당에 부결을 읍소했던 당선인도 있다"며 김호중에게만 가혹한 현실에 울분을 토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김호중의 한 팬은 "국민을 속이는 권력자는 떳떳하게 살아가는데, 왜 김호중에게만 가혹한 돌을 던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김호중에 대한 혐의를 기존 '범인도피방조'에서 '범인도피교사'로 더 무겁게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호중 대신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던 매니저의 휴대폰에서 사고 직후 김호중과 나눈 통화 내용 녹음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녹취에는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는 김호중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로 지난 24일 구속됐다.
그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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