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를 수색하던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 상병의 당시 직속 상관(해병1사단 포병여단 포7대대장)이 정신병동에 입원해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이 모 중령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지한 '포병 7대대장 오늘 정신병동 입원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정신과 치료를 통해 버티고 있는 와중에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 들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며 "이겨내 보려 했는데 더 이상 숨겨지지 않아 입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중령은 "대대장으로 고 채 해병의 장례식도 보지 못한 채 5개월여 부대와 분리되어 일정한 장소에 하는 일 없이 출퇴근만 하며 부대원들과 연락도 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생활을 하다 보니 죽으려고 하다가 정신과 치료를 통해 버티고 있었다"며 "중령급 간부들을 모아서 소집 교육을 할 때도 부르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데 조직으로부터 이렇게 내팽개쳐지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정말 죽고 싶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숨진 채 상병의 부모님을 향해서는 "현충원을 방문하여 참배하고 문자를 드리며 죄송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고 채 해병의 명복을 빌며 부모님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제가 조금만 더 확인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죄송하다"며 "지휘관으로서 제가 받아야 할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중령은 지난해 채 상병 순직 후 군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사단장과 여단장 등 최고 지휘관들의 수해 실종자 수중탐색 지시로 부대원들을 물가로 들여보냈다"는 진술을 했었다.
최근에는 수색 당시 지휘권자들과의 전화 통화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중령이 공개한 녹취에는 그가 작전지역의 수위가 높아진 상황을 보고하며 "위험하다. 이거 하면 안 된다", "사단장님이 옆에 계시는데 정상적으로 하라고, 16시까지인가 하라고 하셨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찰에 이첩하려 했지만, 국방부가 이첩 자료를 회수한 뒤 임 사단장 등을 제외한 2명에게만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