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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서울지하철 7호선 자양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대형 조형물 해치가 두 팔 벌려 방문객을 환영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공원은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포즈를 취한 사람을 비롯해 전문가용 카메라(DSLR)로 다양한 꽃을 찍는 이들로 붐볐다.
뚝섬공원, 도심의 거대 정원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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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개막한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누적 관람객이 1일 기준 243만529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뚝섬 방문객(46만6191명)의 5배를 넘어섰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연 서울정원박람회를 올해 처음 국제 행사로 확대했다.
이번 박람회에선 정원 전문가, 기업, 학생, 시민이 만든 정원 작품을 총 76개 만나볼 수 있다. ‘초청정원’은 지난해 서울시 조경상을 받은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와 김영찬 바이런 소장이 가꿨다. 나무숲에서 쉴 수 있는 다섯 가지 의자를 만든 게 특징이다. ‘작가정원’은 국제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국·중국·태국·방글라데시 등 국내외 총 10팀이 만든 정원으로 구성됐다. 이창엽·이진 작가가 디자인한 '회복의 시간'은 풀과 나무 등 자연 속에 메탈 소재의 의자와 책상을 들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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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월트디즈니코리아 등 사회 공헌에 관심이 있는 17개 기업이 기업동행정원을 조성했다. 디즈니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2' 개봉을 앞두고 기쁨이, 우울이 등 '인사이드아웃' 주요 캐릭터 조형물이 있는 정원을 조성했다. 국립생태원, 서울대공원, 서울식물원, 푸른수목원 등 유관 기관 기술로 만들어낸 ‘기관참여정원’(4개) 볼거리다. 학생과 시민이 참여한 ‘학생동행정원’과 ‘시민동행정원’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들 "정원 감상 정서에 좋은 영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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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형 정원을 감상하며 내년 행사 참여를 기약한 시민도 있었다. 오랜 직장 동료들과 나들이를 나왔다는 성동구 성수동 주민 송모 씨(67)는 "집에서 화분을 가꾸고 아파트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취미가 있다"며 "내년 박람회 때 작품을 출품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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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개최 5일 만에 102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끈 정원박람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상한 ‘정원도시 서울’의 일환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도시 어디서나 소규모 정원을 즐길 수 있는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내놨다. 지난달 23일 토크콘서트에서는 “집 앞에 문만 열고 나가면 녹지를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에서 ‘정원도시 서울’의 아이디어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오 시장이 이토록 정원에 진심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트레스, 은둔·고립, 우울감 등 현대인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치유하는 방안을 정원과 녹지에서 찾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정원박람회 개최 소식을 전하며 '정원의 보건복지적 가치와 효과'를 다룬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원에서 휴식 같은 활동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1주일에 한 번 이상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횟수가 약 60% 감소했다"는 내용의 논문(Stigsdotter,2004)을 언급했다.
정원 투어, 문화 행사 등이 진행되는 본 행사는 지난달 26일 끝났다. 박람회는 오는 10월 8일까지 상설 전시로 이어진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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