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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미국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메인홀에 세계 제약·의료계 관계자들이 몰려들었다. 300여 석이 꽉 찼고 홀 바깥은 모니터를 보며 발표를 들으려는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존슨앤드존슨과 유한양행의 임상 발표를 듣기 위해서였다. 두 회사는 항암제를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 투약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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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받은 임상은 정맥주사 제형인 리브리반트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한 임상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IV제형의 생존율은 51%였는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제형은 65%까지 올라갔다. 부작용도 적었다. SC제형에서 주입관련반응(IRR) 부작용이 나타난 비율은 13%로 IV제형(66%)의 5분의 1에 그쳤다. 임상 결과를 발표한 나타샤 레이갈 프린세스마거릿암센터 임상조사관은 “항암제 투약 시간을 최대 5시간에서 5분 미만으로 단축할 수 있으면서도 약효는 더 좋아졌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SC제형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이 SC제형으로 FDA 허가를 받았고 BMS와 미국 머크(MSD) 등도 SC제형 면역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을 투여했더니 질병통제율이 75%, 치료 효과를 보인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28%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ADC 선두주자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 중인 차세대 ADC다.
엔허투의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지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는 연이은 임상 실패로 난관에 봉착했다. 길리어드는 이번 행사에서 방광암에 이어 비소세포폐암에서도 화학요법 대비 트로델비의 이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
신약 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칼슨 상무는 “임상 단계에서 얻은 조직학 데이터를 이미지 자체로 인식해 정보화함으로써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여 개 아미노산을 마치 알파벳처럼 인식해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도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시카고=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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