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다던 버핏, 매주 쓸어담은 것은

입력 2024-06-03 18:34   수정 2024-06-04 01:5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정부에서 발행한 만기 1년 이하 초단기 미 국채(T-bill)의 3%를 소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 3월 말 기준 벅셔해서웨이가 소유한 초단기 미 국채는 1580억달러(약 217조5000억원)로 추산된다는 JP모간의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 전체 발행분의 3% 수준이다.

초단기 국채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거나 만기가 도래한 국채를 차환 발행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만기가 짧아 다른 국채보다 금리 변동 리스크가 크지 않은 편이다.

CNBC에 따르면 버핏은 매주 월요일 주간 국채 경매에서 3개월과 6개월 만기 국채를 100억달러(약 13조7700억원) 단위로 매입했다.

JP모간 채권전략가들은 “벅셔해서웨이가 수년에 걸쳐 초단기 미 국채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며 “(국채) 시장에서 벅셔해서웨이가 글로벌 투자자,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전통 화폐에 연동된 암호화폐) 발행자, 역외 머니마켓펀드(MMF), 지방정부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CNBC에 전했다.

CNBC는 벅셔해서웨이가 미국 단기 금리가 0%에 근접하던 초저금리 시기에 채권을 매입할 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2022년 3월 금리 인상에 돌입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CNBC는 지난해부터 초단기 미 국채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서 벅셔해서웨이가 이익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1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5.192%,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5.391%다.

버핏은 당분간 미국 국채 비중을 늘리는 투자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핏은 지난달 4일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때 회사가 국채 수익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며 “지금 당장은 다른 매력적인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벅셔해서웨이가 소유한 현금과 미국 채권은 총 1823억달러(약 251조원) 수준이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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