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일부 시중은행에서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금리가 6개월마다 변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최저금리를 지난 1월 말 연 4.0%에서 지난달 말 연 4.27%로 0.27%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4.9%에서 연 5.14%로 0.24%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연 4.75%→4.73%)은 보합 수준을 보였고, 국민은행(연 4.07%→연 3.8%)은 비교적 큰 폭으로 최저금리를 낮췄다.
이처럼 고정금리형 주담대와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금융당국이 고정금리형 주담대 확산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정책대출을 제외한 주담대 잔액 중 고정금리형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을 작년 말 기준 18%에서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소비자가 주담대를 받을 때 변동금리형보다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도록 이끌기 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적용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대출받을 때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요소다.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로 인해 변동금리형을 택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가 고정금리형을 택할 때보다 작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할 경우 대출 한도가 작년 대비 2~3% 줄어들고, 변동금리형을 택하면 4% 축소된다. 하반기부터는 고정금리형(3~6%)과 변동금리형(9%)의 대출 한도 감소율 격차가 더욱 확대된다. 이에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길 원하는 차주라면 변동금리형 주담대가 불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변동금리형보다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라며 “향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미 낮아진 주담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만큼 현재로선 고정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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