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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간 외에서 주가가 18% 이상 급등했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매출 증가의 주요 동인으로 꼽힌다.
4일(현지시간) HPE는 2024 회계연도 2분기(올해 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7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와 팩트셋이 집계한 매출 예상치는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한 68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던 1분기에 비해서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HPE는 누적 AI 시스템 주문이 46억달러에 달하는 등 AI가 주요 매출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2분기 서버 사업부 매출은 38억7000만달러로 역시 애널리스트 기대치(34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AI 중심 시스템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해 9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안토니오 네리 HPE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와 가용성 개선이 AI 시스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가 더 많이 생산돼 시장에 공급됨으로써 HPE의 AI 시스템 판매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HPE는 고성능 컴퓨팅 및 AI 시스템을 위해 수냉식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이 도입되면 이 냉각 기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HPE는 내다봤다. 수냉식 냉각이란 열을 제거하기 위해 액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열을 관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다.
마리 마이어스 HP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웰 도입 시 수냉식 냉각중에서도 직접 냉각 방식(냉각수가 직접 칩과 접촉하여 열을 제거하는 방식)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마이어스 CFO는 “데이터 센터를 관리하기가 갈수록 복잡해질 것이기 때문에 고객들은 데이터 센터 관리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한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HPE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펼쳐진 AI 서버 랠리에서 경쟁사인 델, 슈퍼마이크로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델은 80%,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는 171% 급등했지만, HPE 주가는 3.9%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날 HPE의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20.90달러(오후 5시 36분 기준)까지 올라 종가(17.60달러) 대비 18% 이상 오르는 흐름을 나타냈다.
회사 측은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74억~78억달러로,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은 43~48센트로 제시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74억5000만달러의 3분기 매출과 47센트의 조정 주당순이익을 예상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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