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中 온라인 통제, 제2의 문화혁명?

입력 2024-06-05 17:53   수정 2024-06-06 00:31

2018년 7월 중국의 20대 여성 유튜버 둥야오칭은 상하이 시내에 걸린 ‘시진핑 포스터’에 먹물을 뿌렸다. 그리고 “시진핑의 독재와 폭정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후 둥씨는 중국 공안에 끌려갔으며 정신병원에 감금됐다. 한동안 자취를 감춘 그는 2020년 11월 말 “지난여름 병원에서 퇴원했다. 하지만 자유와 인간관계가 박탈됐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

중국은 통제 국가다. 그중에서도 온라인 통제는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심하다. 중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세상에 접속할 수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톡도 수시로 접속을 차단당한다. 외국인들은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기도 하지만 중국인들은 당국이 허용하는 바이두나 위챗을 주로 쓴다. 지난 4일이 천안문사태 35주년 되는 날이었지만 중국 현지 인터넷 포털과 SNS에선 천안문사태나 1989년 6월 4일 사건 등을 찾을 수 없다.

중국이 온라인 통제를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중국에 퍼질 때부터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부가 고강도 통제에 들어간 것은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부터다. 그해 말 경쟁자였던 저우융캉과 보시라이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지자 시진핑이 1인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해 통제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2017년 인터넷 검열을 정당화한 네트워크안전법,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지난해 반간첩법 시행으로 빅브러더 국가를 완성했다. 뉴욕타임스는 그 여파로 중국의 웹사이트 수가 2017년 530만 개에서 지난해 390만 개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에 대한 검색 결과는 3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중국의 온라인 통제는 1960~1970년대 문화대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문화대혁명은 전근대성과 시장문화 타파가 구호였지만 결과는 지식인 말살과 문화재 파괴였다. 당시 홍위병이 마오쩌둥을 받쳤다면 지금은 1990~2000년대 태어나 ‘중화 애국’ 교육을 받은 주링허우와 링링허우가 그 역할을 한다. 1인을 위한 통제 강화가 이번엔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박준동 논설위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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