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결전을 앞둔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야구장. 승리를 넘겨주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이들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야구장 지하 1층 종합상황실에 있는 보안 요원 8명의 눈빛은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 CCTV 화면 곳곳을 향해 있었다.
주심이 ‘플레이볼’을 외치는 순간 상황실 전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요원은 “안전상 문제로 경기가 중단되면 홈팀이 몰수패를 당할 수 있다”며 “발생 가능한 상황과 변수를 일일이 매뉴얼로 만들어 빈틈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면적 4만 6943㎡(약 1만 4200평)에 달하는 이 야구장은 보안업체 에스원의 융합보안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보안과 시설유지, 환경 미화 등 종합적인 건물 관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안심솔루션’이다.
8명의 보안 요원만으로 최대 2만 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야구장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안심솔루션을 적용한 이 야구장은 2016년 완공 이후로 단 한 건의 시설물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여러 시설을 종합상황실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원스톱으로 제어한다. 화재나 정전, 침수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비상문을 열어주는 등의 통합 감지 기능도 갖췄다.
AI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영상감지시스템(SVMS)은 학습된 이미지를 토대로 CCTV가 스스로 위험 요소를 탐지하도록 돕는다. 이 시스템은 CCTV가 비추는 영상에 선을 그어 가상펜스를 만드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가상펜스를 넘는 침입자가 발생하면 현장과 종합상황실에 즉시 비상 사이렌이 울린다. 종합상황실에 있는 보안 요원은 실시간으로 현장과 통화를 주고받으며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외에 △침입자 △담배 연기 △화재 등의 위험 카테고리를 사전에 지정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차량 및 인파 통제부터 청소 후 물기 제거, 응원가 송출 등의 업무까지 총망라한다. 업무가 끝나더라도 분야별로 상호 점검을 하도록 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오전에 미화원이 청소한 곳을 오후에 보안 요원이 확인한 뒤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시설 관리를 책임자는 담당자들이 각각의 항목을 확인하며 승강기와 에어컨, 조명, 해충퇴치기 등을 점검한다. 해당 구조물에는 조작하는 방식이 적혀있어 비숙련자도 손쉽게 시설을 관리할 수 있다.
환경 미화는 야구 경기가 열리는 시즌과 비시즌을 구분해 이뤄진다. 야구장 시즌에는 2개 조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미화원 50명이 야구 경기장을 비롯해 라커룸과 화장실 등을 청소한 뒤 76개의 체크리스트에 기록한다. 비시즌에는 32개의 체크리스트에 따라 야구장을 청결하게 유지한다.
에스원 관계자는 “건물의 용도나 크기,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화된 관리 매뉴얼과 인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나 IFC몰처럼 인파가 몰리는 대형 건물에도 안심솔루션이 적용됐다. 에스원 관계자는 “양질의 시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건물관리 서비스를 통해 융합보안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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