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의 비중은 2022년 기준 26.8%로 집계됐다. 나머지 73.2%는 회사를 나가는 근로자에게 일시에 퇴직금을 지급하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적립이 의무화되면 금융권에 새로 들어오는 돈은 수백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직장형 퇴직연금인 확정기여형(DC)과 확정급여형(DB) 규모는 2022년 기준 총 275조원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미가입 사업장 비중(73.2%)을 적용해 신규 납입 규모를 추산하면 751조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연봉이 적고, 회사의 현금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금액은 이에 미치지 않겠지만 그래도 100조원 단위의 큰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 평균 운용 보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0.39%다. 100조원이 새로 유입될 때마다 금융권은 약 39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얻는다.
한 증권사 임원은 “DC형은 적립금을 일시에 모두 납입해야 하지만 DB형은 나눠서 낼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당장 져야 할 부담이 작은 DB형을 선호할 것”이라며 “기존 주거래 은행에 돈을 예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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