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에서 나온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에 4만명이 넘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4억원대 시세 차익이 기대돼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은 전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전용면적 84㎡ 1가구를 모집에 4만4466명이 몰렸다.
수만명이 청약을 한 것은 시세 차익 기대감 때문이다. 분양가는 10억66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9년 청약 당시 가격 그대로 나왔다. 여기에 부대 경비 610만원이 더해져 총분양가는 10억7210만원이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이 단지 해당 면적대 매물은 15억원에 나와 있다. 분양가보다 4억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거주의무기간이 없어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 있다는 점도 청약자들을 끌어모은 요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4월 8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약 2억원의 자본금이 있다면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도 있다.
전매제한이 1년이지만 최초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1년이 지나 실질적으론 당첨 직후 전매도 가능하다. 동대문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재당첨 제한도 없다. 당첨자 발표일은 13일, 계약은 20일이다. 계약금은 공급가격의 20%, 잔금은 내달 말까지 내면 된다.
이번 청약은 서울에 사는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했다. 계약 취소분 물량에 대한 무순위 청약은 해당 지역에 사는 무주택자만 도전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입주했다. 지하 8층~지상 59층, 4개동의 총 1152가구다.
한편 서울 집값은 회복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매매 중 36.6%는 지난 최고가와 비교해 80% 이상~90% 미만 수준에서 손바뀜했다. 70% 이상~80% 미만 가격선의 거래도 전체 거래의 32.1%를 차지했다. 종전 최고가보다 높거나 같은 거래도 9.3%였다.
분양 시장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의 경우 향후 공급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희소성이 높다"며 "때문에 선호 단지 무순위 청약도 실수요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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