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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초고위험 ETF를 ‘직구’하기 위해 뭉칫돈을 들고 미국 증시로 몰려가고 있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ETF ‘톱10’ 중 5개는 레버리지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TF 시장에 다양한 해외 투자 상품이 출시됐지만 초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은 규정상 상장이 금지돼 있어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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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 순매수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장기채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3X’(TMF)에는 2억5228만달러 뭉칫돈이 몰렸다. 올초 미 장기채 투자 열풍이 불면서 초고위험 상품에도 투자가 집중된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인 만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익률은 -25.55%로 손실이 더 컸다.
테슬라 2배 ETF와 같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테슬라 하루 수익률의 1.5배, 2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TSLL),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TSLT)에는 각각 2억3428만달러, 2억2886만달러가량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그래닛셰어즈 1.5X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는 순매수 1억7425만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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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버리지 3배 상품이나 단일 종목 2배 ETF는 당국의 규정(한 종목 비중 30% 제한, 구성종목 최소 10개 이상)으로 상장이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산 투자라는 ETF의 취지에 맞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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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에서는 규제 때문에 투자금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단일 종목 ETF 시장은 2022년 7월 첫 출시 후 레버리지 상품 인기에 힘입어 올 1분기 기준 순자산 70억달러(약 9조5700억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1분기에만 33억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TSLL의 한국인 보유 비중은 35%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단일 종목 ETF가 한국 투자자를 미국 시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권에 레버리지 ETF가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ETF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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