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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경형 전기차 레이EV가 전기차 소비 정체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5000대 가까이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초반대 저렴한 가격에 더해, 전기차인 만큼 유지비가 적게 드는 점 등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5월까지 판매량 4936대…아이오닉5 '추격'
12일 기아에 따르면 레이EV는 올해 1~5월 4936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아이오닉5(5294대)와 불과 358대 차이다.경차 내에서도 내연기관차 대비 판매량이 뒤지지 않는다. 국내 대표 경차 모델인 모닝은 올해 1~5월 6098대가 팔렸다. 수치만 놓고 보면 레이EV가 뒤처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전기차 판매량이 전무한 1~2월을 제외한 3~5월의 판매량만 놓고 본다면 레이EV(4014대)가 모닝(3744대)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전체 레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올해 1~5월 레이의 누적 판매량은 2만1710대인데, 이중 레이EV 판매량은 약 23%다. 국내에서 팔린 레이 5대 가운데 1대는 전기차인 셈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짧지만…"세컨드카로 훌륭해" 평가
레이EV가 인기 있는 이유로는 2000만원 초반대의 전기차로 내연기관 모델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유지비를 고려했을 때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된다.레이EV는 서울 기준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시 라이트 모델의 경우 2000만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 내연기관 레이 1.0 가솔린 모델 기준 모든 옵션을 적용한 가격은 약 2065만원이다. 전기 모델과 내연기관 모델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레이EV는 '세컨드카'로 주목받고 있다. 레이가 경차이기 때문에 취·등록세 및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데다, 전기차로 내연기관 대비 유지비도 저렴해 도심 주행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레이EV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할 때 최대 주행거리 205㎞를 달릴 수 있다.
레이EV 구매를 고려 중이라는 A씨는 "고속주행을 위해 구매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와이프가 주로 동네 주행만 많이 하는데, 경차라 세금이 저렴하고 무엇보다 유지비가 덜 들어가는 전기차면 좋겠다는 생각에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또한 이런점을 고려해 레이EV 자체를 '도심 엔트리 전기차'로 맞춰 출시했다. 일례로 정체 구간이 많은 시내 주행 시 활용도가 높은 '오토 홀드' 기능이나,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제동 성능 등을 탑재한 점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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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EV 잡자"...경쟁차 하반기 대거 출시
전기차 불황기임에도 불구하고 레이EV를 잡기 위한 전기차 신차가 하반기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레이와 가장 큰 경쟁 상대였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이 올해 내 출시될 전망이다. 1회 충전할 때 최대 주행 거리는 315㎞다.기아는 레이EV와는 달리,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EV3를 출격한다. 3000만원대 중반의 가격에 1회 충전할 때 최대 주행거리 501㎞를 확보해 가격과 주행거리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볼보가 EX30을 하반기 출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이EV는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짧더라도, 쓰임에 따라 가격과 그 성능이 맞아떨어진다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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