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12일 도산안창호급(3000t급) 최신예 전략 잠수함 ‘안무함’의 잠항 훈련(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11일 부산항 인근에서 경계 작전 중이던 안무함이 적 잠수함의 수중 소음을 포착한 시나리오였다. 적 잠수함은 어떤 신호도 없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침투한 상태였다.
안건영 안무함 함장(대령)은 모든 인원에게 ‘전투배치’를 지시했다. 함 내 전투지휘실(CCC)은 각종 무기체계와 기동력을 통제하는 콘솔 및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가득했다. 음탐관으로부터 수중 소음이 ‘적 잠수함의 프로펠러 소음’이라고 확인받은 안 함장은 “어뢰 발사”를 지시했다. 발사된 어뢰는 자체적으로 음파를 쏘며 적 잠수함 방향으로 돌진했다. 지휘실 내 모니터엔 어뢰의 이동 경로가 표시됐다. 잠시 뒤 어뢰는 잠수함과 통신이 두절됐고 ‘명중’ 판정이 나왔다.
안무함은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된 디젤 잠수함으로 지난해 4월 해군이 실전 배치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이 최근 오물 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으로 연일 도발하는 가운데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해 실시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안무함 등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세계 디젤추진 잠수함 중 최고의 무장과 최장 잠항능력을 갖췄다”며 “어뢰·유도탄·기뢰 등 무장 발사가 대부분 자동화돼 적 도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무함은 6개의 수직발사관(VLS)을 장착해 SLBM을 탑재할 수 있다. SLBM은 주로 핵 보유국이 운용하는 무기체계인데, 한국은 디젤 잠수함에서 SLBM을 운용하는 세계 유일의 국가다. 디젤 엔진을 이용한 축전지 및 수소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 수중 잠항 시간을 대폭 늘린 것도 안무함의 강점이다.
해군 관계자는 “SLBM을 갖춘 안무함은 존재만으로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전략적 비수’로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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