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과 거물 투자자들이 프랑스 파리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파리의 주요 AI 스타트업 다섯 곳에 쏟아진 글로벌 투자금이 22억달러(약 3조원)에 이른다. 정보기술(IT)산업 주도권을 미국 중국 등에 내줬던 프랑스가 정부의 강력한 AI 드라이브에 힘입어 유럽의 ‘AI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20억유로였던 기업가치가 반년 만에 세 배로 불었다. 엔비디아와 삼성, IBM 등 글로벌 대기업이 미스트랄AI에 앞다퉈 돈을 넣은 결과다. 미국 실리콘밸리 밖에 있는 AI 모델 스타트업 중 최대 투자 규모다.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픈AI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파괴했다”고 자평했다. 프랑스판 오픈AI로 불리는 미스트랄AI는 시작부터 유럽의 ‘AI 독립’을 추구한 회사다.
과거 기술 혁신 경쟁에서 뒤처진 파리가 미스트랄AI를 필두로 유럽의 AI 중심지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파리 기반 AI 스타트업 H(홀리스틱AI)가 시드 투자로만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조달했다. 올해 초 설립됐는데 단번에 3억7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파리로 회사를 옮기는 AI 스타트업도 나타났다. 풀사이드AI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억달러의 종잣돈을 모은 뒤 지난해 파리로 이전했다. 플렉스AI, 일렉트라 등 파리 기반 신생 AI 기업도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유럽 AI 스타트업으로 흘러간 자금은 58억달러다. 이 중 프랑스 스타트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파리에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구글은 올초 파리에 AI 연구 허브를 신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랑스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40억유로(약 5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아마존도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를 들여 파리 지역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학이 많아 기술 인력 수준이 높으면서도 실리콘밸리보다 인건비가 싸다는 게 파리의 장점이다. 스타트업 인클루시브브레인즈를 설립한 폴 바바스테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AI 전문 인력 인건비가 미국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라며 “그것도 프랑스 정부가 절반을 대준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창업 네트워크인 ‘라 프렌치테크’도 파리가 AI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강력한 플랫폼이 됐다. 프랑스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 직원을 위한 ‘프렌치테크 비자’도 발급해준다. 일반 이민자에 대한 비자 발급은 엄격하지만, 창업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절차를 크게 간소화했다.
달라진 파리의 위상은 기술 박람회 비바테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이 행사 방문객은 16만 명. 미국의 대표적 IT·가전 전시회 CES(13만 명)를 넘어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자금 몰리는 파리 AI 스타트업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리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는 6억유로(약 8900억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기업가치는 58억유로(약 8조6000억원). 지난해 6월 창업 후 1년 만에 거둔 성과다.지난해 12월 20억유로였던 기업가치가 반년 만에 세 배로 불었다. 엔비디아와 삼성, IBM 등 글로벌 대기업이 미스트랄AI에 앞다퉈 돈을 넣은 결과다. 미국 실리콘밸리 밖에 있는 AI 모델 스타트업 중 최대 투자 규모다.
아르튀르 멘슈 미스트랄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픈AI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파괴했다”고 자평했다. 프랑스판 오픈AI로 불리는 미스트랄AI는 시작부터 유럽의 ‘AI 독립’을 추구한 회사다.
과거 기술 혁신 경쟁에서 뒤처진 파리가 미스트랄AI를 필두로 유럽의 AI 중심지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파리 기반 AI 스타트업 H(홀리스틱AI)가 시드 투자로만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조달했다. 올해 초 설립됐는데 단번에 3억7000만달러(약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파리로 회사를 옮기는 AI 스타트업도 나타났다. 풀사이드AI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억달러의 종잣돈을 모은 뒤 지난해 파리로 이전했다. 플렉스AI, 일렉트라 등 파리 기반 신생 AI 기업도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유럽 AI 스타트업으로 흘러간 자금은 58억달러다. 이 중 프랑스 스타트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파리에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구글은 올초 파리에 AI 연구 허브를 신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랑스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40억유로(약 5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아마존도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를 들여 파리 지역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유럽의 ‘AI 왕관’ 쓸까
파리가 유럽 내 AI 선도 도시로 떠오른 건 최근이다. 과학기술 인프라는 탄탄했지만 복잡한 제도와 느린 행정 시스템 등이 혁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AI 드라이브를 걸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를 ‘AI 시티’로 명명하고 투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9개 대학에 4억유로를 쏟아부어 연간 10만 명의 AI 인재를 육성하고 혁신 커뮤니티인 ‘AI 카페’를 조직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 CNBC는 “파리가 유럽의 AI 왕관을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대학이 많아 기술 인력 수준이 높으면서도 실리콘밸리보다 인건비가 싸다는 게 파리의 장점이다. 스타트업 인클루시브브레인즈를 설립한 폴 바바스테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AI 전문 인력 인건비가 미국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라며 “그것도 프랑스 정부가 절반을 대준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창업 네트워크인 ‘라 프렌치테크’도 파리가 AI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강력한 플랫폼이 됐다. 프랑스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투자자, 직원을 위한 ‘프렌치테크 비자’도 발급해준다. 일반 이민자에 대한 비자 발급은 엄격하지만, 창업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절차를 크게 간소화했다.
달라진 파리의 위상은 기술 박람회 비바테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이 행사 방문객은 16만 명. 미국의 대표적 IT·가전 전시회 CES(13만 명)를 넘어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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