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두근두근…혹시 나도 부정맥?

입력 2024-06-13 16:28   수정 2024-06-13 17:11


매년 6월 첫째주는 ‘세계 부정맥 주간’이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전기 신호 생성 및 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서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는 질환을 의미한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하며, 경미하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심정지까지 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부정맥은 크게 빈맥성 부정맥과 서맥성 부정맥으로 구분된다. 빈맥성 부정맥은 심장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의 ‘빈맥’이 나타난다. 주로 불규칙한 맥박을 나타내는 ‘심방세동’과 심장이 갑자기 덜컥 내려앉는다고 느끼는 ‘조기박동’이 있다. 또한 빠른 속도의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증상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발생하고 갑자기 멈추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서맥은 맥박이 6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게 뛰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서맥성 부정맥에는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동방의 기능이 약해져 나타나는 ‘동서맥’이 있다. 또한 맥박이 심장 전체에 퍼져 고르게 수축하는 것을 돕는 전도길이 차단돼 서맥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전도장애’라고 한다. 전도장애 환자들은 어지럽거나 힘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24시간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잡아내
부정맥의 원인은 담배·술·카페인을 가까이하는 생활습관과 노화, 비만, 유전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심장병이나 고혈압·당뇨·갑상샘 질환 등으로 인해 동반되기도 한다.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장의 전기적 이상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심전도 검사를 한다. 심전도 검사는 몸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붙인 후 10초가량 진행된다. 대부분의 경우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부정맥을 발견하긴 어렵다. 이 경우 24시간 동안 몸에 부착해 측정할 수 있는 ‘활동 중 심전도’라는 검사 방법도 시행할 수 있다. 이 기기를 부착하면 평상시처럼 일상생활을 하며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3~14일 이상 검사가 가능한 단일 유도 활동 중 심전도도 사용되고 있다.
○생활습관 못 잡으면 다른 치료 효과↓
우선 부정맥을 진단받으면 생활습관에서의 위험인자부터 교정해야 한다. 특히 심방세동과 같은 빈맥성 부정맥을 가진 환자들은 과로,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이런 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다른 치료를 해도 효과가 낮아지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은 필수다.

생활습관 중 뚜렷하게 교정할 만한 것이 없다면 약물치료를 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에 사용하는 항부정맥 약제가 있다. 항부정맥 약제 사용 시 가슴이 뛰다가 일정 순간이 지나면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빈맥성 부정맥이 서맥성 부정맥으로 바뀐 것이다. 이 경우 담당 전문의에게 진단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시술이나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심장 맥박이 느려 어지럽거나 쓰러지는 서맥성 부정맥의 경우 인공심장박동기를 몸 안에 삽입하는 시술을 받는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심장과 연결돼 맥박을 감지한다. 맥박이 늦게 뛰면 기계가 알아서 전기신호를 흘려줘 정상적인 맥박이 되도록 돕는다. 만약 환자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후 심폐소생술을 받고 살아난 경우에는 재발 방지 목적으로 체내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빈맥성 부정맥은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발생 부위를 국소적으로 치료해 없애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어느 부위에서 부정맥이 생기는지 찾을 수 있으며, 그 부위에 국소 에너지를 주면 부정맥이 발생하는 부위가 차단된다. 약물치료 효과가 미미하고 혈압이 계속 떨어져 환자의 의식마저 혼미해진다면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 동율동으로 전환하는 ‘전기적 동율동전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꾸준한 유산소운동, 부정맥 예방 효과 있어
맥박이 120회 이상 뛰고 있는 빈맥성 부정맥 상태에서의 운동은 위험하다. 다만 부정맥이 안정화된 상태이거나 치료 후 맥박이 정상 범위로 돌아온 후라면 적절한 운동이 권장된다.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1주일에 걷기 약 150분, 달리기 약 70분 이상의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부정맥이 없더라도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빈맥성 부정맥을 가진 환자들은 카페인을 섭취하면 이미 빠른 맥박이 더 빨라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유행하는 고카페인 함유 에너지 드링크 등은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부정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잘 조절되고 있는 경우라면 1~2잔의 커피는 무방하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부정맥 진단 방법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치료법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증상을 느끼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으실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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