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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서울대병원에 이어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주도로 일부 동네 병·의원까지 집단 휴진에 가세했다. 의료현장에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동네병원은 정부의 처벌을 피하려고 반나절 휴진하거나 ‘꼼수 휴진’을 강행해 환자들의 원성을 샀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신사동 인근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 비급여 진료가 많아 ‘돈이 되는’ 병원은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국 동네병원 중 14.9%인 5379곳이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년 8월 집단행동 당시 참여율(32.6%)의 절반 수준으로, 응집력이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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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과 신사동 인근에 밀집한 피부과와 성형외과, 안과 등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부 시술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와중에 휴진은 이들 의원에 ‘먼 나라 이야기’다. 중국 일본 등 관광객의 패키지 관광 상품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논현동 A성형외과는 점심시간을 앞둔 오전 11시에도 시술받기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으로 대기실이 가득 차 있었다. 외국인 의료 관광의 ‘성지’로 꼽히는 신사동 B피부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하루평균 10~15명의 외국인이 리프팅 등 시술을 받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이 병원 의사는 “경쟁이 심해 하루 휴진이 평판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의협의 ‘강경 투쟁’ 기조에도 휴진은 애초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도 큰 혼란이 없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은 외래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병원 측은 평소 수준으로 진료를 봤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한 50대 남성은 “제때 진료받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외래 진료를 마쳤다”고 말했다.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도 대체로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전북대병원에서는 교수 250여 명 중 10%가량이 이날 휴가를 냈다. 울산대병원은 의사 휴진으로 외래 진료 일정 103개 중 31개(30.1%)가 취소됐지만 평소처럼 환자 진료가 이뤄졌다.
일부 교수가 휴진에 동참하면서 수술 건수는 줄어들었다.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아산병원의 전신마취 수술 건수는 72건으로 1주일 전보다 48.9% 줄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의협의 집단 휴진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의사들이 끝내 불법 집단 휴진에 들어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며 “불법행위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희원/김다빈/이우상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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