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는 24시간 전기가 끊기면 안된다. 전기가 중단되면 통신, 인터넷 서비스 등이 마비된다. 이런 경우를 막기위해 사용되는게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 배터리다. 국내 배터리사들이 AI시대에 빠르게 커지는 UP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UPS용 배터리를 공개했다. 삼성SDI는 UPS용 제품에 LMO(리튬망간산화) 배터리를 사용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돌아가야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원인으로 전기가 잠깐이라도 끊기는 경우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간헐적으로 장기간의 정전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UPS배터리는 미리 전기를 충전했다가 이런 경우에 에너지를 공급해줘야한다. 공급하는 전기량이 들쭉날쭉하지 않는 안정성과 화재안정성, 정전시 전기를 얼마나 오래 공급할 수 있는 지(백업 시간) 등이 중요한 요소다.
삼성SDI가 삼원계보다 비싼 LMO를 사용한건 안정성과 백업시간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덜 따지는 대신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높여줄 프리미엄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사를 타겟으로 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엔솔은 NCM(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를 사용했다. NCM 배터리 글로벌 1위 업체답게 UPS시장에서도 NCM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LG엔솔은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UPS 배터리 셀을 장착한 랙을 쉽게 이동시키고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트랜스포터블 랙'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하는 UPS 배터리 시장은 '차이나 프리' 시장이기도 하다. 고객사의 제품 선택 기준이 가격만이 아니라 서버를 지켜야 하는 안정성이기 때문에 중저가형 중국 제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 장벽이 높고 시장 크기는 ESS나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스페셜티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UPS 배터리 시장을 국내기업들이 30~40% 가량 점유하고 있는데, 시장크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점유율을 잘 지켜낸다면 상당한 실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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