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명품 드라마가 탄생하던 이 대회는 올해부터 총상금을 14억원으로 증액하고 기간을 기존 사흘에서 나흘로 규모를 키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관계자는 “올해 메이저급 투어 대회로 업그레이드하고 그에 걸맞는 명승부가 나오면서 역대급 흥행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1번홀(파4) 티잉구역에서는 역대급 응원전이 펼쳐졌다. 올 시즌 최고 인기 스타들이 대거 우승경쟁에 몰리면서다. 윤이나·홍진영(24)·김민주(22)의 티오프 시간을 앞두고 홀에는 '홍진영 프로님의 우승을 기원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홍진영을 응원하는 네명의 팬이 약 30m 뒤에서 보일 정도로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 홍진영의 입장에 함성을 보냈다.
한쪽에서는 윤이나를 응원하는 팻말이 수십개 떠올랐다. 윤이나가 티잉구역에 들어서자 "윤이나 빛이나 화이팅!"이라고 구령을 외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갤러리들 사이에서도 "기세가 대단하다"며 감탄이 터져나왔다.
선수들의 티샷과 함께 팬들이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민트색, 보라색 물결이 1번홀을 메웠다. 박현경 박지영을 응원하는 팬이었다. '지영 뽀짝'이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쓴 60대 여성은 "지난 사흘간 박지영을 응원하는 갤러리가 적어 미안한 마음에 팬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게하는 팽팽한 승부에 팬들의 만족감도 높았다. 정영수씨는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성격의 대회답게 경기 내용이 흥미진진하다"며 "대회장 곳곳에서도 준비를 많이 한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뜨거운 관람 열기가 이어졌다. 이날 네이버 온라인중계 누적 접속자수는 25명을 넘어섰다.
대회가 성공한 배경에는 포천힐스CC의 뛰어난 접근성이 꼽힌다. 서울 어디에서나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올해 상금랭킹 ‘톱10’과 13개 대회에서 탄생한 챔피언 10명이 총출동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중고등학교 골프연맹 소속 김대겸군(19)은 “서울 노원에서 빨간색 광역버스를 타고 왔다”며 “국내 탑 랭커들의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대회장 인근 식당들도 북적이는 단체손님을 맞이하느라 함박웃음을 지었다. 포천시 관계자는 “매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통해 포천이란 지역명을 전국에 널리 홍보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천힐스CC= 조철오/유승목/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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