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참변…체육 교사 꿈꾸던 20대, 5명에 새 삶

입력 2024-06-24 09:33   수정 2024-06-24 10:11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대학생이 5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4월 1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조병훈(22)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5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조 씨는 3월 17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 중 음주 운전 뺑소니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조 씨는 가족의 동의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그가 이대로 떠나기에는 너무 어리기에,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 씨는 6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뇌를 다쳐 사망한 이후 가장 역할을 해왔다. 그는 매우 활발하고, 어려운 친구를 먼저 돕는 마음 따뜻한 청년이었다.

조 씨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태권도 4단 자격을 땄고,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체육 교사가 되는 꿈을 품었다.

이후 부천대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한 조 씨는 총학생회에 몸담아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다. 이번 사고는 조 씨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군대에 다녀와 스스로 용돈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다 돌아가는 길에 벌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조 씨의 어머니 이경희 씨는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거 다 잊고 새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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