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랑' 삼성이 왜…"수도권 사옥 모두 매물 나올 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6-28 08:36   수정 2024-07-01 07:00

이 기사는 06월 28일 08: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죠."
"'명당'인 삼성본관빌딩 빼고는 다 팔걸요."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부동산 사랑'이 예전만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빌딩에 묶어둔 유동성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그룹은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일부도 처분했다. 여기에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빌딩,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도 일찌감치 부영에 팔았다. 삼성이 2년 만에 빌딩 매각 거래를 재개하는 등 줄매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상징으로 통하는 태평로 삼성본관빌딩을 빼고 수도권 사옥이 모두 매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봤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그룹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계열사인 삼성FN리츠는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125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취득예정일은 오는 9월 24일이다. 삼성화재는 판교사옥을 삼성FN리츠에 매각한 뒤 건물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이다. 세일앤리스백(자산 매각 후 재임대) 형태로 건물을 처분하고 유동성을 회수한 것이다.

삼성FN리츠는 인수자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을 위해 오는 9월 20일 65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9월 24일에는 국민은행과 삼성생명, 삼성화재를 대상으로 4300억원의 대출을 조달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이 주주로 있는 삼성FN리츠는 2022년 삼성생명의 강남구 대치타워를 4811억원에 매입했다. 같은 해 서울 중구 순화동의 에스원빌딩을 196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의 서초타워·잠실빌딩·청담스퀘어와 삼성화재 서초사옥 등의 그룹 계열사 빌딩의 우선매수권을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판교빌딩에 이어 이들 빌딩을 차례로 매각할 전망이다.

삼성물산도 2018년에 강남역에 자리 잡은 서초동 삼성타운 서초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7484억원에 매각했다. 서초동 삼성타운 A~C동 가운데 B동 건물이다. 코람코는 이 건물 매각을 재추진 중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2016년에 각각 보유한 태평로 빌딩과 을지로 사옥을 부영에 매각한 바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보유한 수도권 주요 빌딩을 대부분 정리하는 추세다. 부동산보다는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 자산을 선호하는 삼성의 재무전략 등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전자도 현금을 100조원 가까이 보유하는 등 유동성 자산을 넉넉히 보유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 임원은 "삼성은 오피스빌딩 수익률이 너무 낮다고 보는 만큼 줄매각에 나선 것"이라며 "유동성을 굴려 설비투자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서초사옥 A동과 C동 매각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본관빌딩은 마지막까지 남겨둘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룹의 역사·성장을 대변하는 건물로 통해서다. 삼성본관빌딩은 1976년 준공한 직후 삼성물산이 입주했다. 삼성물산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세운 삼성의 모태 기업이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집무를 보던 건물이기도 했다. 삼성이 재계 1위로 도약하던 시기를 함께 누리기도 했다.

여기에 이웃인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사), 신한은행 본점과 함께 재물 운이 넘치는 명당으로 꼽혔다. 이들 건물 일대는 조선 후기 돈을 찍어내던 전환국 자리다. 지금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삼성물산 상사부문 등 주요 계열사 부서가 자리 잡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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