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는 '윤심' 바로미터?…당권주자들 미묘한 입장차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4-06-29 09:06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김건희 여사가 공개 단독 행보를 재개해 시선이 쏠린다. 김 여사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전당대회의 핵심 키워드로도 김 여사가 꼽히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각각의 주자들이 김 여사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잠행을 이어오던 김 여사는 지난 5월 19일 불교 행사에 윤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 일정을 재개한 데 이어 지난 26일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에 단독으로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저 역시 몇 년 동안 심하게 아팠었고 깜깜한 밤하늘이 나를 향해 무너져내리는 듯한 불안감을 경험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단독 행보를 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낸 건 외부 일정 재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김 여사가 단독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신을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이때가 마침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의 막이 올랐을 때라, 자연스럽게 관심은 당권 주자들의 입에 쏠렸다. 거대 야당이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벼르고 있는 정국에서, 차기 여당 대표의 김 여사를 향한 스탠스가 판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권 주자들은 모두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면서도, 저마다의 언어로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빅3로 꼽히는 한동훈·원희룡·나경원 후보의 공식 석상 및 복수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종합하면 먼저 반윤(反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한동훈 후보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은 "항소심 선고가 임박한 것을 감안하면 법리적 판단을 보고 판단해도 된다"고 했다. '수사가 먼저'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대통령실과 친윤계 인사들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 후보는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특검은 반대하면서도 "소환 여부는 수사기관의 판단으로,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한 후보가 '소환'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을 놓고 야권에서는 "상당히 전향적"(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후보는 제2부속실 설치·특별감찰관 임명에도 찬성했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 김 여사 특검을 "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수사는 철저해야 하고, 미진하면 특검해야 한다", "정치적 의혹이라고 전부 특검으로 가면 1차 수사기관이 무엇 하려고 있겠냐"고 사실상 윤 대통령, 친윤계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선명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 후보는 "법무부는 그동안 김 여사 사건을 왜 종결시키지 않아 특검의 빌미가 되게 한 것이냐"면서 한 후보를 향해 책임론을 펴기도 했다.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선 "내부 토론을 거쳐서 풀어내겠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비윤(非尹)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나경원 후보도 김 여사 특검에 대해 "수사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수사 종료 후에 진실 규명이 미흡하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마찬가지로 암묵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나 후보는 "제2부속실 폐지는 잘못된 공약"이라고 용산을 겨냥하면서도, 또 한 후보가 제안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는 "너무 순수한 생각"이라고 맹비판했다.

'용산을 향한 칼날'이라는 말이 나오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찬반 표명뿐만 아니라, 김 여사를 언급하는 후보들의 언어 역시 윤심(尹心)의 바로미터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를 말하는 작은 표현에서도 윤심을 등졌는지 엿볼 수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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