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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KBS는 국민에게서 반강제로 걷은 준조세(수신료)를 KBS2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투입한다. 맨주먹으로 싸워야 하는 민영 방송사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지난해 KBS 매출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9.4%. 나머지는 광고·협찬 등 다른 방송사들과 똑같은 수익 구조다. 일본 NHK는 수신료 비중이 95%, 영국 BBC는 70%가 넘는다. 민간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진국 공영방송과 달리 KBS는 공영의 특혜를 받아 민간을 구축(crowd out)하고 있는 셈이다.
MBC는 더 기형적인 구조다. 주식회사인 MBC는 최대주주가 공익재단인 방송문화진흥회라는 이유로 자신을 공영방송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100% 광고·협찬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상업적인 프로그램 편성 등 어느 하나 공영으로 볼 이유가 없다.
공영방송들은 오히려 유료 방송 시장도 침범해 방송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본 채널뿐만 아니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케이블 채널(PP)을 6~7개씩 운영하면서다. 2022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와 이들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의 방송 시장 점유율은 47.1%에 달했다.
안형준 MBC 사장은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기업의 영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이 주인인 방송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차라리 “‘언론노조’가 주인인 방송”이라고 말했다면 솔직하다는 평이라도 들었을 테다. 사실상 민영방송인 채널들을 시장에 돌려주는 것이 방송을 정치에서 독립시키고 공정 경쟁을 통해 방송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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