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69채 구입한 신용불량자…결국 징역형

입력 2024-07-01 22:40   수정 2024-07-01 22:41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를 악용해 8억원 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50대가 법원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5단독(지혜선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본인 자본 없이 주택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서울 구로, 전남 나주 등의 주택 69채를 사들인 후 임차인 7명의 전세보증금 약 8억원을 떼먹은 혐의를 받는다.

임대사업에 뛰어들기 전 A씨는 사업 실패, 세금 체납 등으로 인한 신용불량 상태였다. 공장 일용직을 전전하던 그는 주택 매매가가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역전세 상황을 악용해 일명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 69채를 불과 1년만에 사모아 임차인과 계약했다.

신용불량자인 A씨에겐 당연히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다. 되려 임대차 보증금 반환 시기가 임박해선 임차인들의 연락을 피했다.

결국 그가 사들인 부동산 대부분이 압류됐고, 누적된 미납 세금이 경매 등으로 보전되는 과정에서 임차인들만 사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A씨가 소유했던 주택이 69채에 달했던 만큼, 향후 다른 임차인들의 추가 피해 발생 위험도 매우 높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죄질에 대해 "부동산의 가치가 향후 상승하고, 새롭게 구한 임차인들에게 임대차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 것처럼 막연한 기대를 갖게 하며 미필적 고의로 범행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취득한 부동산이 69채에 이르러 임차인들이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추가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전재산이자 삶의 터전이 되는 임대차 보증금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들의 고통도 매우 크다"면서 "현재까지 피해 회복을 전혀 하지 못한 점, 피해자 전원이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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