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온다 대표 "숙박업체 60%, '온다'로 객실 팝니다" [긱스]

입력 2024-07-02 17:22   수정 2024-07-03 00:30

경기 가평에 객실 8개짜리 펜션을 마련한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자체 홈페이지부터 네이버, 부킹닷컴까지 객실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수십 개에 달해서다. 다다익선도 해법이 못 된다. 웹사이트에 객실 정보와 사진을 등록하는 게 녹록지 않아서다. 판매 채널마다 정산 주기가 달라 관리도 복잡하다.

호스피탈리티 테크 스타트업 온다는 A씨 같은 사람들을 겨냥한다. 숙박 상품을 온라인여행사(OTA) 같은 주요 판매 채널 50여 곳에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오현석 대표(사진)는 2일 인터뷰에서 “펜션 사장님들이 판매 채널을 다 따로 관리하려면 굉장히 번거롭다”며 “채널들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연결해 단 한 번의 계약으로 여러 곳에서 객실을 팔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에 한꺼번에 뿌리게 되는 셈이다.

채널별 객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예약을 관리할 수도 있다. 예컨대 자체 홈페이지에서 방 한 곳이 나갔다면 다른 채널에선 해당 방의 예약 버튼이 바로 닫혀야 한다. 그는 “원하는 채널만 선택할 수 있고 채널별 재고와 가격도 온라인으로 쉽게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전국 숙박업체(모텔 제외)의 60~70%가 온다를 통해 객실을 온라인으로 유통한다. 온다의 유통 객실 수만 70만 개. 오 대표는 “경쟁 업체도 있지만 판매 채널의 범위와 다양성 측면에서 온다가 1위”라며 “관리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했다. 온다를 활용해 예약되는 숙박 건수는 연 120만 건이다.

오 대표는 2016년 창업 초반부터 직원들과 발로 뛰면서 숙박업체들을 확보했다. 그는 “당시엔 숙박업체에 홈페이지를 만들어준다며 수천만원을 가져가는 잡상인 같은 사람이 많았다”며 “사장님들께 소금을 맞고 쫓겨난 적도 있다”고 했다. 숙박업체들과 차츰 신뢰를 쌓으면서 온다 거래액은 2020년 740억원에서 지난해 3050억원으로 불었다.

작은 펜션부터 특급 호텔까지 활용할 수 있는 객실관리시스템(PMS) 솔루션으로 사업을 넓혔다. 객실 판매부터 체크인, 청소 서비스 등 숙박업체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넣었다.

오 대표는 “호텔들은 매우 무겁고 연동이 잘 안되는 PMS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체크인에만 시간이 한참 걸리는 등의 운영 비효율을 해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호텔 PMS는 부대시설 관리와 멤버십 비즈니스에, 중소형 호텔 PMS는 객실 가동률과 객단가 등 매출 관리에 신경 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오 대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숙박업체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숙박 정보가 영어로 잘 제공되지 않고, 숙박업체들이 외국인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온다는 숙박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예컨대 펜션 수영장의 수심이 1.2m라면 ‘수영장’ ‘수심’ ‘1.2m’ 등의 태그를 달아 글로벌 판매 채널에 영문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인들이 해외로 나갈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외 숙박업체도 확보해나가고 있다.

그는 숙박업에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숙박업체 사장님이 영어를 못해도 외국인 예약을 받고 키오스크나 인공지능(AI) 챗봇으로 쉽게 응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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