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픈AI 이사회에서 참관인(옵서버) 자격을 획득했다. 지난달 발표한 오픈AI와의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확대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애플이 오픈AI의 최대 후원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동등한 지위에 오르며 두 회사 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필 쉴러 애플 앱스토어 총괄이 오픈AI 이사회의 옵서버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쉴러 총괄은 애플의 AI 담당 임원은 아니지만 애플의 브랜딩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꼽힌다. 이사회 옵서버는 투표권을 행사하거나 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회의에 참석해 오픈AI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내려지는지를 볼 수 있다. 이사회 구성 변경은 올해 말 시행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애플이 지난달 오픈AI와의 전략적 협력을 발표한 지 한 달만에 나왔다. 애플은 지난달 10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에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쉴러 총괄의 옵서버 자격 획득으로 양사 협력 범위는 단순 AI 기술 협력에서 사업 전반의 협력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관심은 오픈AI 이사회 내에서 애플과 MS 간 관계에 집중되고 있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MS는 지난해 말부터 옵서버 자격을 얻었는데, 애플이 마찬가지로 옵서버 자격을 얻으며 동등한 지위가 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픈AI 이사회 회의에서는 오픈AI와 MS 간 향후 AI 이니셔티브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MS는 쉴러 대표가 제외되기를 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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