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5월 16일자 A25면 참조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안모씨와 오모씨 등을 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두 사람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팝콘소프트 대표 이모씨와 함께 ‘AI 자동매매에 투자하라’며 투자자로부터 1200억원 상당의 돈을 받아 11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검찰에 기소돼 재판 중인 이씨의 최측근이다. 안씨는 투자자 모집을, 오씨는 사업 운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AI 트레이딩을 통해 나스닥과 선물지수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유혹했다.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똑같은 가짜 프로그램 ‘더불라’를 만들어 투자자에게 보여줬다. 피해자들은 거래량과 시세가 그럴싸하게 나타나 있다 보니 속을 수밖에 없었다. 팝콘소프트는 서울 역삼동과 경기 성남시, 대구, 부산, 전남 순천 등 전국에 지사를 두고 세를 불렸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팝콘소프트 사업은 투자자 돈으로 이전 투자자의 수익금을 일부 지급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였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구속된 안씨는 중앙대 간호대 1기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동창회장으로 활동해 동문 피해를 키웠다. 강남경찰서는 전국적으로 접수된 고소장을 올 2월 병합해 수사를 벌였고, 안씨와 오씨 등 범죄에 가담한 총 29명을 한꺼번에 검찰에 넘겼다.
정희원/안정훈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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