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늘리면 세금 깎아준다…정부 발표에 다시 뛰는 밸류업株

입력 2024-07-03 17:25   수정 2024-07-04 01:35

정부가 주주환원을 늘린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선진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주의 ‘2차 랠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는 고배당 정책을 펼칠 수 있는 현금 여력을 갖춘 금융주와 자동차, 보험 업종 등에 여전히 투자 기회가 있다고 조언한다.
○잇따라 신고가 찍은 은행주

3일 KB금융은 전날 대비 1.44% 상승한 8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도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은행주는 전통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표 업종이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선진화 대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에는 내년부터 기업이 주주환원액(배당·자사주 소각)을 직전 3개년 평균치보다 5% 이상 늘리면 초과분의 5%만큼 법인세를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기업 투자자의 배당소득세도 경감해준다.

올 들어 금융주가 밸류업 정책 효과로 이미 크게 올랐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상쇄하기 위한 정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금융처럼 배당 여력이 큰 기업엔 아직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우리금융지주(7.92%)로 나타났다. DGB금융지주(7.81%·3위), BNK금융지주(7.72%·4위), 기업은행(7.62%·5위) 등 은행주가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車·증권 등 고배당 기업 ‘눈길’
자동차 업종 역시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주가도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현대차가 조만간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40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현대차 PBR은 0.6배다.

금융·자동차 업종 외에 올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지역난방공사(7.87%)가 꼽힌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2년간 중단된 배당이 재개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증권(6.90%)과 NH투자증권(6.86%) 등 증권업, SK텔레콤(6.83%) 등도 올해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2019~2023년 매년 배당성향이 높아진 기업은 NICE평가정보(지난해 43.26%) JB금융지주(28.0%) 신대양제지(10.44%) LG이노텍(10.93%) 한국금융지주(21.94%) 기업은행(29.39%) 등으로 파악됐다. 다만 세제 혜택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기업 재무담당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라면 배당을 늘릴 수 있겠지만 세액공제 수준(5%)이 낮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성미/양현주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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