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유력한 경쟁 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면서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더라면 이런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4일 밝혔다.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참패한 후 총선 전망이 어두울 때 우리에겐 위기에 빠진 당을 구원할 비대위원장 선택지가 둘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경험 많은 원희룡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지만, 선택은 한동훈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며 "만약 작년 12월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냐"고 했다.
원 후보는 "특히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에게 묻고 싶다. 저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낙선했기 때문에 낙선자의 마음을, 그리고 수도권 선거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저로서는 처음 경험한 패배라 무척 아팠다"며 "그때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더라면 이런 참패는 없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대통령과 의견이 달랐더라도 그런 방식으로 충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2000년에 당에 들어온 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공천 파동을 경험했기 때문에, 공천을 얼마나 조심해서 잘 다뤄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라며 "비대위원장은 못 맡았지만 다른 분들 선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려고 험지 중의 험지인 계양으로 가서 이재명 대표와 붙었다. 이재명 대표를 계양에 묶어두기 위해서였다. 실패했고 도움도 못 됐지만 제 마음은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그때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당 대표를 놓고 원희룡이냐 한동훈이냐 또다시 선택해야 한다. 이번에는 원희룡에게 맡겨야 한다. 선거는 국회의원 경험 없이도 할 수 있지만 원내 투쟁은 그럴 수 없다"며 "불과 두달여 전에 크게 실패한 사람에게 또 맡겨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또다시 충돌할 당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 경험이 부족한 당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 측은 이처럼 '한 후보의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초보운전자 같다'는 취지의 경쟁 주자들 비판에 "모든 정치인에겐 시작의 시기가 있다. 어쩌면 내비게이션을 따라가고 신호를 잘 지키고 주변을 잘 살피면 처음 운전할 때 사고가 적다"(장동혁 최고위원 후보), "국민 눈에 한동훈은 초보운전자가 아니다"(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라고 감싼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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