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에 5㎞ 뛰기 힘들다 했더니 욕설"…軍 병사 폭로

입력 2024-07-04 15:07   수정 2024-07-04 15:08


육군에서 복무하는 병사가 소속 부대 대대장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여성 혐오적 발언을 일삼거나, 장거리 구보를 하기 힘들어한다는 병사들의 의견을 전하자 욕설하는 등 "참다 참다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부대 측은 감찰 조사를 통해 대대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전했다.

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한 육군 부대 모 대대에서 복무하고 있다는 병사 A씨의 제보가 게시됐다. A씨는 "대대로 전입해 온 지 1년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당한 게 많아 지치고 힘들어서 이제는 참고 또 참다 더는 버틸 수 없어 요즘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신고하면 뭐가 달라질까 싶지만, 그동안 봐왔던 부조리와 불법적인 일들에 대해 고발하고자 한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먼저 대대장은 신병 면담 시 여자친구가 있는지 물으면서 "한국 여자는 만나지 마라", "군에 있는 사이 바람피우고 클럽 다닐 것", "여자는 꽃뱀일 확률이 높다" 등 여성 혐오 발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A씨는 "사이 좋은 커플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A씨는 이어 "대대장은 정신 교육 '북한 강사는 간첩일 수도 있으니 믿지 말라'고 했고, 특정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잘못된 생각을 주입하려 했다"며 "병사들에게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건 일본 식민 지배 덕분이고 삼성 등 대기업은 식민 지배 덕에 성장했다', '독도는 일본 땅이다', '박근혜·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이 훨씬 살기 좋았다' 등 언행을 자주 했다"고 했다.


A씨는 "대대장은 병사들 체력이 좋지 않다며 3㎞가 아닌 5㎞를 무조건 뛰게 하고 무릎 아픈 병사들에게 '보급 신발이라 아플 수밖에 없다', '월급 올랐으니 비싼 신발 사 신어라', '투자도 안 하면서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며 "병사들이 5㎞ 뛰기 너무 힘들어해 대표로 대대장실에 찾아가 정중하게 말한 분대장에게 'XX 이제 나랑 협상하려고 하네'라고 하고 즉시 분대장을 해임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A씨는 "대대장은 체력 단련 시간에 비만한 병사에게 전날 먹은 음식 메뉴를 체크하는 등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으며, 부담을 느낀 병사는 부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지휘통제실에서 TV를 보거나 낮잠을 잤다", "국방부 장관을 비하했다", "5㎞ 달리기를 신고당하자 그동안의 배려는 다 없애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대의 문제점이 사라지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사단은 제보를 접수한 즉시 감찰 조사를 실시했고, 제보 내용 중 일부가 사실임을 확인한 후 대대장을 직무 배제했다"며 "부대는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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