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르면 SK하이닉스 떨어져…이젠 '10만전자'의 시간

입력 2024-07-04 17:56   수정 2024-07-05 01:30


국내 증시의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디커플링이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종목 주가가 일반 D램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성적과 연동되면서 한정된 시장을 두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경쟁자로 인식되는 것이다. 두 기업 밸류체인에 속한 관련주도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양상이다. 인공지능(AI) 주도 장세 속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엇갈린 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42% 상승한 8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에 3% 이상 오른 것은 지난 5월 7일(4.77%) 이후 40거래일 만이다.

주가 급등의 주된 이유는 HBM 납품 기대다. 장 시작 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확산했고 개장 직후부터 주가가 뛰었다. 삼성전자가 관련 보도를 부인하자 잠시 주가가 내렸지만 테스트를 곧 통과할 것이란 기대가 우위를 보이며 52주 최고가(8만6000원)에 근접한 8만4600원에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장 시작부터 주가가 급락하며 출발했다. 삼성전자의 부인 보도가 나오자 가파르게 반등하며 상승 전환했지만 이내 다시 하락해 2.54% 떨어진 2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과거 반도체 경기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두 종목 주가가 ‘역상관관계’로 바뀐 것은 증시가 AI 테마에 크게 좌우되면서다. AI가 주도주를 결정하는 장세에서 엔비디아가 발주하는 HBM 시장을 사실상 독식한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62.5% 급등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시장에 진입하면 점유율이 낮아지고 가격 경쟁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종목의 주가 상관계수(1에 가까울수록 연동)는 최근 100일간 0.44였지만 20일로 범위를 좁혔을 땐 0.16으로 낮아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점 지위를 누리던 SK하이닉스의 HBM 물량이 일부 삼성전자로 넘어갈 것이란 기대 또는 우려로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그간 못 오른 삼성전자 주목해야”
이날 두 기업 밸류체인에 속한 종목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삼성전자 소재·부품·장비주는 급등한 반면 SK하이닉스 관련주는 조정받았다. 이오테크닉스와 원익IPS는 각각 15.01%, 12.96%, 뛰었다. 한솔케미칼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7.99%, 7.76%씩 상승했고 솔브레인도 5.35% 올랐다. 반면 한미반도체(-3.96%), 테크윙(-0.74%), 주성엔지니어링(-1.72%)은 약세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와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이 높은 데다 그동안 SK하이닉스에 비해 오름폭이 과도하게 작았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센터장은 “엔비디아가 발주하는 HBM 시장에 삼성이 들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삼성전자가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엔비디아에 HBM3E 등을 공급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HBM이 주가에 걸림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α’로 인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높였고, 한국투자증권은 12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박한신/이시은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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