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A.37245530.1.jpg)
하지만 4년 뒤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는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이 확실시된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단일 정당 기준 역대 최대인 4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 보수당은 102석에 그쳤다.
지난 총선에서 노동당은 자신들의 표밭인 ‘레드 월의 반란’으로 보수당에 참패했다. 지역별 불평등을 줄이겠다는 보수당의 ‘레벨링 업’ 슬로건이 제대로 먹혔다. 노동당의 상징인 붉은 색과 벽을 뜻하는 ‘레드 월’은 영국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리버풀, 맨체스터, 셰필드 등이 포함된 잉글랜드 북·중부 지역을 일컫는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보수당은 지난 4년간 헛발질만 했다. 150만 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줄이지도,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생활고를 개선하지도 못했다. 존슨은 코로나 봉쇄 기간 술자리를 즐기다가 ‘파티 게이트’로 물러났고, ‘제2의 대처’로 기대를 모았던 리즈 트러스는 대책 없이 감세안을 밀어붙이다가 45일짜리 초단명 총리에 그쳤다. 경제 전문가로 실력 발휘가 주목됐던 리시 수낵 현 총리도 보여준 것이 별로 없다. 수낵 집권 이후에도 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노동당은 급진 좌파인 제러미 코빈 전 대표가 총선 패배 후 물러나고 중도파인 키어 스타머 대표가 방향타를 잡은 뒤 당을 ‘우향우’시켰다. 좌파 공약을 걷어내고 안보 문제에서도 유권자를 안심시켰다. 보수의 최대 장점은 유능함이다. ‘무능한 보수’는 설 자리가 없음을 영국 총선이 보여준 셈이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