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쫄딱 망하게 생겼다"…동남아 국가들 난리 난 이유

입력 2024-07-05 10:17   수정 2024-07-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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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각국 정부가 늘어나는 재정 부담에 유류비 지원을 줄이자 전국적인 반발과 지지율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태국·말레이시아서 경유 가격 높아져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은 최근 경유 가격 상한선을 높였다. L당 30바트(약 1129원)로 유지되던 경유 가격 상한을 33바트(약 1242원)로 올렸다. 이 상한선은 오는 31일까지 적용되는데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탈 탄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석유기금이 압박을 받고 있고 현재까지 예산 수입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경유 가격이 추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류 보조금을 지원하는 태국 국영 석유기금의 부채 규모는 1100억바트(약 4조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경유 가격을 시장가로 유지하되 일부 대상자를 선별해서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보조금 지원 대상자가 아니면 56% 오른 가격으로 경유를 구매해야 한다. 이 조치에 이어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휘발유 보조금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레이시아 유류 보조금은 350억 링깃(약 10조2000억원)으로 GDP의 약 2%를 차지했다. 아미르 함자 아지잔 말레이시아 제2재무장관은 "수십억 링깃을 계속 잃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말레이시아 국민의 이익과 국가 발전을 위해 더 잘 쓰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팬데믹 이후 작년 GDP의 5%였던 재정적자를 2026~2028년까지 3%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재정건전화에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새로운 경기 부양 프로그램의 재원 마련을 위해 유류비 보조금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전국에서 거센 반발시위 열리고 지지율도 '뚝'
그러나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보조금 삭감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반발도 거세다. 태국 트럭 운전사들은 경유 가격 상한을 L당 30바트로 다시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하는 전국 단위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의 지지율은 이미 최저치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태국 국립개발관리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30일 기준 타위신 총리의 지지율이 12.85%로 작년 초 17.75%, 작년 말 22.35%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여당 의원들조차 유류비 부담으로 기업체들이 문을 닫게 됐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재정 건전성은 경제 건전성의 핵심"이라면서도 "개발도상국에서 보조금을 축소하는 것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더 심해질 것"금리 인하 가능성
한편 유류비 보조금 삭감이 이들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한텡 추아 D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태국의 경유 가격 상승이 관광 경기 회복과 정부의 현금 지급 정책과 맞물리면서 식품과 에너지 비용이 포함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올해 안에 지난 1~5월의 -0.1%에서 0.9%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가 오르며 타위신 총리가 오랫동안 바라온 금리 인하도 그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추아 이코노미스트는 "태국 중앙은행이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정책 금리를 2.5%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1~5월까지 1.8%에 불과했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올해는 2.7%, 내년에는 3%로 높아질 것이라고 HSBC 홀딩스는 예상했다. HSBC 홀딩스는 금리 동결이 장기화하거나 인상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봤다. 내년 25bp(1bp=0.01%) 인하할 것이라던 과거 전망을 바꿨다. 윤 리우 HSBC 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말레이시아에서 올해 12월부터 공무원 임금 13% 인상과 함께 보조금이 삭감되면 내년 더 많은 (물가) 상승 위험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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