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6대 증권사(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2020년 말 기준 개인 WM 자금 규모는 261조원에서 올해 5월 399조원으로 3년여 만에 130조원 넘게 불었다. 후발 증권사들이 약진하면서다. WM 시장은 그동안 삼성증권이 독주하고 미래에셋증권이 이를 추격하는 구조였다. 2020년 당시 전체 증권사 중 두 증권사의 WM 자금 비중은 40%를 웃돌았지만 지금은 30%대로 줄었다. 후발 증권사의 자금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지방에 퍼져 있는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거나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방식으로 빠르게 WM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영증권은 유언대용신탁 등 고액 자산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전문 신탁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자산가 자녀의 상속 관리뿐 아니라 갓 태어난 손자, 손녀의 상속·증여 계획까지 설계해준다. 교보증권은 촘촘한 지역 거점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대형 증권사의 관심이 덜한 지방에서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개인 WM 자금이 8조원 넘게 불었다. 월평균 1조6000억원씩 신규 WM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이 증권사는 최근 고액 자산 WM부문에 팀 영업 체제를 도입했다. PB 한 명이 고액 자산가의 돈을 굴리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채권과 주식, 부동산,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개인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에서 초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던 PB를 영입했다. 하나증권은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와 협업해 유망 비상장사 주식 투자 기회를 고액 자산가에게 제공하는 등 증권사마다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이던 투자은행(IB) 분야가 위축되자 증권사들이 저마다 블루오션인 WM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