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의 ‘팝업스토어 노하우’를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팝업이 아직은 생소한 베트남에서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를 잇따라 소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지금까지 30회가 넘는 팝업 행사를 개최했다. 팝업 누적 방문객만 100만명에 달한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 매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베트남에서 샤넬·디올·랑콤뷰티 등의 팝업을 선보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작년 연말 진행한 샤넬뷰티 팝업에는 10만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국내 ‘팝업 성지’로 자리 잡은 롯데월드몰의 노하우를 현지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시로 팝업이 열리는 롯데월드몰 1층 중앙 아트리움을 본뜬 827㎡ 크기의 실내 아트리움을 조성한 게 대표적이다. 야외에 있는 653㎡ 크기의 야외 분수광장은 롯데월드몰의 잔디광장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올 하반기에도 베트남 쇼핑몰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을 개최할 계획이다. 다음 달 삼성스토어를 시작으로 BMW, 스와로브스키, 샤넬 주얼리 등의 팝업이 문을 연다. 가전과 자동차, 주얼리 팝업이 열리는 건 현지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젊은 브랜드를 유치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40대 이하 비중이 60%에 달하는 베트남의 인구 구성을 고려했다. 자라·유니클로·마시모두띠 등 글로벌 인기 패스트 패션 브랜드(SPA)가 모두 입점한 쇼핑몰은 베트남에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유일하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최근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월 현지 쇼핑몰 중 최단기간에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한 지 5개월 만이다. 베트남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40만원 정도로 우리나라의 8분의 1에서 9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장 1년이 안됐는데도 한국으로 치면 1조6000억~1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셈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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