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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2조88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금감원이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증권(ETN) 등은 제외한 결제 기준 수치다. 개인들이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7조3798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중은 3년여 만에 36%를 넘어섰다. 5일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36.04%다. 코스피지수가 3200선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오르던 2021년 4월(36.02%)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32.16%)과 비교해선 1년 만에 약 4%포인트 급증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와 은행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10조11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에만 3408억원 순매수세가 몰렸다. SK하이닉스 순매수액도 3조6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대비 약 4%포인트 오른 76.28%를 기록했다.
문제는 상승장에서도 이런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개월 기준 ‘TIGER 화장품’은 30.8% 올랐고 CJ제일제당 삼양식품 등을 담은 ‘HANARO Fn K-푸드’도 28% 상승하는 등 국내 주식형 ETF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형 ETF 상위 10개 모두 미국 주식형 상품이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ETF 중 해외 주식형 ETF에는 9조1763억원이 순유입됐는데 국내 주식형 ETF에는 8117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하반기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주가 상승 수혜를 외국인만 누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들이 국내 증시 대표 기업들에 과도하게 단타 위주 투자를 하고 있다”며 “좀 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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