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수박 돌리기는 '옛말'…유튜브로 영업망 넓히는 PB들

입력 2024-07-09 18:16   수정 2024-07-10 01:51

‘월급쟁이를 위한 연 30% 수익률 투자법’ ‘제2의 테슬라가 될 종목 찾는 법’….

2년 전 직무를 바꿔 프라이빗뱅커(PB)업계로 뛰어든 A씨. 그는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투자자 이목을 끌 만한 내용을 1시간 분량으로 담아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 ‘비대면 제자’들이 고객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A씨는 “무작정 명함을 돌리는 것은 예전 방식”이라며 “주변에도 유튜브나 SNS 등 각종 영업을 동원한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 시장이 디지털로 옮겨가며 일선 지점 PB들의 영업 풍경도 바뀌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확장과 디지털 VIP들 부상 이후로는 대면 영업이 저물고, 이메일·유튜브·SNS를 총동원해 원격 홍보에 나서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44개 증권사의 국내 영업지점 및 영업소 수는 784개로 나타났다. 2011년 1647개로 정점을 찍은 지점 수는 꾸준히 줄어 2020년 처음으로 1000개를 밑돌았다. 이후로도 감소세는 이어져 최근 3년 동안 908개(2021년), 870개(2022년), 803개(2023년)로 축소됐다.

2000년대 본격화한 PB 서비스는 약 20년간 오프라인 지점을 중심으로 비슷한 영업 방식을 유지했다. 업무지구와 부촌 위주로 대면 영업을 펼친 다음 지점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것이 핵심이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구에 파라솔을 설치해 전단을 뿌리고, 집마다 수박을 돌리던 모습은 근무 경력이 긴 PB들에겐 익숙한 풍경이었다. 현장에서 질문지도 직접 작성받아 자연스럽게 지점 방문을 유도했다.

대형 증권사 24년 차 PB인 B씨는 “업계 용어로 ‘빌딩탕’이라고 부르는데, 강남 일대 빌딩을 돌아다니며 명함을 뿌려 고객을 영입하기도 했다”며 “당시엔 이렇게 확보한 고객이 지점에 줄을 설 정도여서 은행 창구처럼 자리에 앉아 상담을 처리했다”고 회고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MTS가 발달하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며 고객들은 더 이상 지점을 찾지 않았다. 지점 수가 줄며 PB들은 비대면 영업에 전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회사가 여는 비대면 투자 세미나에서 디지털 VIP 연락처를 확보하거나, 계열 은행의 우량 고객 메일 리스트까지 확보해 자신의 투자 노하우를 담은 보고서를 돌리는 경우가 흔해졌다. 유튜브 방송 출연이 새로운 영업 방식으로 ‘반짝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카카오톡 단체방 및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을 알리거나 투자 교육 사이트에 강사로 등장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4년 차인 한 PB는 “비대면 영업에선 회사 인지도도 중요하다 보니 계열 은행이 있는 대형 증권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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