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던 총선 당시 가족과 당의 공천을 논의했다'는 원희룡 후보의 주장을 놓고 한 후보가 거세게 항의했다. 원 후보는 후보 간 네거티브에 우려를 표한 당 선거관리위원회 협조 요청에 응하겠다며 한 후보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차 당 대표 후보 토론회 중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를 향해 "7월 7일 JTBC 인터뷰에서 '한동훈이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논의했다'고 했고, '구체적으로는 조금 있다 밝히겠다'고 육성 인터뷰했다"며 "어떤 가족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어떤 공천에 대해 개입했다는 것인지 말씀해달라"고 했다.
이에 원 후보는 "어제 선관위가 제발 전당대회 다툼을 이제라도 일단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을 해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국민이 보고 싶은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오늘은 거기에 대해 집중하고 거기에 대해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도 같은 이유로 한 후보 등을 향해 '물가 안정 방안' 등을 물었다.
한 후보는 "중단할 게 아니라 먼저 거짓말하지 않았느냐. 그래 놓고 중단한다는 것은 얘기가 안 되는 것이다. 누군지 말씀 못하시겠고 근거가 없으시면 여기서 그냥 사과하라. 사과할 기회를 드리겠다"며 "선관위 얘기 듣고 그동안 인신공격을 안 한 건 아닌 것 같다. 이후 가족 공천 개입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다. 그런데 이제 여기서 비긴 거로 하자? 이건 안 되는 것이다. 사실이면 사실대로 말하고 아니면 사과하라"고 했다.
원 후보가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는 입장", "제가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하자, 한 후보는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해주면 좋겠다. 본인이 제기한 것이고 이 정도면 거의 명예훼손"이라며 "200개 이상 기사가 나서 선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면 답을 줘야 한다. 이러고 나서 도망가는 건 얘기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는 "일방적으로 거짓말해놓고 200개 이상 기사를 내놓은 뒤 그냥 안 하겠다? 국민께서 상당히 허탈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저는 이게 구태정치라고 생각하고, 이런 구태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원 후보는 "이런 지적을 감수하고라도 일단 저는 상호 다투는 모습을 일단 중지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한 후보는 "지적을 감수하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원 후보는 지난 7일 JTBC와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인척"이라고 했었다. 그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 후보가 우리 당에 입당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 공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수시로 의논했다"고 주장했고,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도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들은 따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원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거짓말이다. 내 가족 누가, 어떤 후보의 공천에, 어떤 논의나 관여 비슷한 것이라도 했다는 것인지 밝히라"며 "단언컨대 비슷한 일조차 없다. "공사 구분을 중요한 인생철학으로 삼고 살아왔다. 이런 구태를 버리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만 보고 변화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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