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몰려간 반도체 장비·패키징 기업…"AI 수혜, 이번엔 우리 차례"

입력 2024-07-10 17:45   수정 2024-07-11 02:02

“인공지능(AI)이 반도체산업 지도를 송두리째 바꿀 것입니다.”

토머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스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산업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하기 위한 가장 큰 촉매제는 AI”라며 이같이 말했다. AI 수요 덕에 시장 규모가 커지고 반도체 기업의 생산성도 개선된다는 설명이었다.
○올해 반도체 장비 매출 역대 최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박람회 ‘세미콘 웨스트 2024’의 화두는 단연 AI였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 CEO들은 세계적인 AI 열풍의 낙수효과가 반도체산업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시즌1’이 끝나고 업계 전체가 성장하는 ‘시즌2’가 시작된다는 얘기였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이날 올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3.4% 늘어난 1094억달러(약 151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년엔 16.5% 더 불어난 1275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아지트 마노차 SEMI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산업이 AI 혁명으로 강력한 기반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AI 컴퓨팅에 따른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매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성장의 중심축이 아시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마노차 회장은 “중국, 대만, 한국이 내년까지 반도체 장비 지출 상위 3개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중국으로의 장비 출하액은 35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AI 빨리 도입하는 기업이 승자”
AI가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란 주장도 쏟아졌다. 팀 아처 램리서치 CEO는 “AI에 기반한 생산 공정이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일례로 기존에 6000만달러가 들던 반도체 패키징 디자인 작업 비용은 600만달러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콜필드 CEO도 “반도체 업체가 AI를 활용했을 때 생산성이 10~30% 향상될 수 있다”며 “AI가 비용 문제와 설계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콘 웨스트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AI 열풍으로 반도체 패키징 시장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 전 세계 40여 개국, 640여 개 반도체 장비업체가 부스를 마련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참가 기업은 80여 개 늘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도 전년 대비 20% 증가한 60곳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내년에 미국 애리조나에서 만나요’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박람회 현장 곳곳에 애리조나주가 설치한 부스도 눈에 띄었다. 세미콘 웨스트가 내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주는 TSMC와 인텔이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인 곳이다.

인디애나주도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노리는 지역으로 거론된다. SEMI는 규모가 작은 엑스포인 ‘세미엑스포’를 인디애나주에서 열 계획이다. 인디애나주는 SK하이닉스가 40억달러(약 5조5300억원)를 투자해 패키징 공장을 설립하는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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