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김민석, 음주운전 징계에 끝내 헝가리 귀화 "수입 없어"

입력 2024-07-11 11:33   수정 2024-07-11 11:37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25)이 결국 헝가리로 귀화했다. 김민석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동메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석과 쇼트트랙 문원준 선수가 귀화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민석과 문원준은 올해 초 헝가리 귀화를 결심했으며 지난 2월 헝가리로 이동해 현지에서 훈련하면서 귀화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은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을 통해 귀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며 "당시 일을 변명하고 싶진 않다. 후회하고 있으며 그 사건 이후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3년 동안 훈련하지 못하면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징계로 인해 소속 팀도, 수입도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민석은 2022년 7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물의를 빚었다. 그해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았고, 지난해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그에게 2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 징계는 2025년 5월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2025년 10∼11월께 열릴 예정인 2025-2026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면 2026 동계올림픽 참가를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김민석은 제대로 된 빙상 훈련 없인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귀화를 선택한 김민석은 헝가리 국가대표로 2026 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헝가리 빙상 대표팀 소속 한국인 지도자인 이철원 코치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은 뒤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빙상계를 주름잡던 에이스가 귀화를 선택한 건 처음이 아니다. 한국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였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은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다. 2018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트트랙 에이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은 2019년 훈련 과정에서 황대헌과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한편 김민석과 함께 헝가리로 귀화한 문원준은 "2021년 루체른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취소됐고, 이듬해 대표 자격을 잃었다"며 귀화를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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