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동혁 "당 시스템 없는데, 장수 바꾼다고 이길 수 있나"

입력 2024-07-11 18:29   수정 2024-07-12 09:24




"지금 당을 쇄신 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도 분명히 집니다. '팀 한동훈'의 일원으로서 이길 수 있는 당으로 체질을 바꿔 나가겠습니다."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뛰고 있는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사진·충남 보령서천 의원)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에서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상황을 '삶은 개구리 증후군'(물이 천천히 끓는 지도 모른 채 죽는 상황)에 비유했다. 총선에 참패하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끌려가면서도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 후보는 "민주당과 똑같이 '개 싸움'을 하려고 들면 질 수밖에 없다"며 "전투력을 유지하되, 국민을 설득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에서 '네거티브'가 보다는 야당을 상대할 방법과 쇄신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 후보는 "영부인과의 사적문자까지 공개하는 것이 전당대회에서 일어나도 되는 일인지 묻고 싶다"며 "선거 운동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당을 운영할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기 위해서는 당 시스템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게 장 후보의 생각이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총선 책임론'에 대해서는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에는 제 책임이 있다고 말씀 드렸다"면서도 "선거는 당 시스템 간의 문제인데, 시스템도 안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장수만 바꿔서 이기는 게 가능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소 개편을 통한 정책 기능 복원, 원외 정치인 육성을 위한 시도당 별 청년·여성위원장 제도 운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장 후보와의 1문 1답.

▶한동훈 후보와 호흡을 맞추게 된 계기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크게 두 가지가 같았다. 첫째로 명분이 중요했다.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자는 공감대다. 명분은 결국 민심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소통이 잘 됐다. 한동훈 후보는 자주 의견을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남의 의견에 대해 적절히 본인이 판단해서 수용한다. 선거 국면에서 비상대책위원장과 사무총장으로 일할 때 두 가지 덕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지금도 같이 뛰는 계기가 됐다."

▶'한동훈 지도부'의 최고위원이 된다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팀 한동훈'의 모든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변화와 쇄신을 하려면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 지도부가 하나로 힘을 합쳐 같은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역할을 할 생각이다."

▶당정관계를 두고 한 후보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당정 관계를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는 민심이 있었다는 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당정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민심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제대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배신'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후보자들에게 묻고 싶다. 총선 과정에서 정부나 대통령실에 총선 민심을 전달했던 사람이 있나. 불편해질지라도 필요한 목소리를 낸 건 한동훈 후보 한 명이었다. 대통령과 신뢰를 쌓아 왔고, 앞으로도 민심을 전달할 사람할 사람은 한 후보일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읽씹'을 두고 잘못된 대처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이어지는데

"아무리 당 대표가 되는게 중요해도 영부인과의 사적문자까지 공개하는 것이 전당대회에서 일어나도 되는 일인가. 전당대회는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 행사다.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들이 보여 주고 있는 그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당을 운영할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선거운동하는 방식 그대로 갈라치기 하고, 음해할 것이다. 그게 본인의 정치색이고 품격이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한 후보가 장관 시절 영부인과 사적 문자를 주고 받았다며 공격한 적이 있다. 사실 관계도 확인한 적 없지만, 핵심은 그런 방식의 의사 결정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이미 공식 통로를 통해 대통령 부부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소통했다. 오히려 그 일로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받았다. 왜 이런 시점에 이 문제를 끌고 나와서 당을 쪼개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채상병 3자 특검이 필요한 이유는

"민주당의 특검법은 받을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거기에 반대할 명분을 충분하게 설득하지도 못했다. 민주당의 특검법은 문제가 명확하다. 선수가 심판을 고르려 한다는 문제다. 공정한 심판을 세우자는 게 제 3자 특검이다. 이를 통해 민주당 특검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거기에 대해 설명할 주체도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만약 민주당이 기존 특검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의도일 수밖에 없다. 제3자 특검법은 해병대원 특검 정국에서 벗어나 민생으로 향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 방법이자 방어다. 108명의 의원이 오히려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여소야대 국면을 앞으로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나

"우리 당의 지금 상황을 비유하자면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끓는 줄 모르고 그대로 있다가 죽을 수도 있는데, 우리는 싸우는 법도 이기는 법도 잊었다. 지역구마다 1~2% 차이로 지는 곳이 많으니 '좋은 바람이 불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다. 그러나 물이 끓는 건 단 1도 차이로 결정된다. 마지막 1도를 채울 열이 없으면 물은 끓지 않는다. 그런 마지막까지 해내려는 체력과 전력이 없으면 앞으로 계속 민주당에 질 것이다.

다만 싸우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민주당의 싸움 방식이 실제 그렇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표현을 쓰지 않겠다. '개 싸움'에 말릴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런 싸움에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안면몰수하고, 달려들며 하는 정치는 안 된다. '개 싸움'에 '개 싸움'으로 대응하면 반대쪽만 맹견으로 키워주는 일이 된다. 전투력은 유지하되 논리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전당 대회에서 정책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 비전도 중요하지만, 공약이라며 선거 국면에서 남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 대표는 당 체질을 어떻게 개선시키고 쇄신할지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의 당은 전략 기능도 사라지고 정책 기능도 부족하다. 여의도연구원 등 싱크탱크를 부활시키고 이런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

원외의 좋은 인재들을 활용할 전략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각 시도당마다 청년위원장과 여성위원장을 선출하면 좋겠다. 평소에는 임기에 따른 업무를 하다가 선거 국면에는 중앙당 후보로도 곧바로 낼 수 있지 않나.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통해 인재를 키워내는 방식이 필요하다."

▶조만간 총선백서가 발간되면 한 후보의 '총선책임론'이 다시 부각될 것 같은데

"한 후보도 사퇴하면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했고, 저 역시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에 가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사무총장으로서 제 책임이라고 진술했다. 다만 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나 묻고 싶다. 한 후보 한명의 책임으로 볼 수 있나. 선거는 당이라는 시스템끼리 싸우는건데 시스템이 작동 하지 않으면 장수가 뭘 할 수 있나. 칼도 없고, 장비를 챙길 생각도 안하면서 장수를 바꾸었다고 무조건 이기라는 게 맞나."

▶장동혁 후보 개인의 강점을 꼽자면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건전한 협의체의 일원으로서 당을 끌고 가는 사람이다. 최고위원으로서는 한동훈 당 대표 후보를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캐릭터,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 중에선 여소야대 정국에서 가장 갈등이 많았던 법사위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보궐로 입성하자마자 당직을 맡아 일했다. 그런 경험들이 민주당에 대항해서 싸울 때 전투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다."

▶네거티브가 많은데, 타 캠프에 하고 싶은 말은

"전당대회에서 특정 캠프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당이 어떻게 운영될지 알 수 있다. 그 때가 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당대회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후에도 하나된 당은 없다. 다같이 당의 변화와 쇄신, 미래를 이야기했으면 한다."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친소관계나 예전 인연을 내려놓고, 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 꼭 제가 아니어도 좋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당에 미래는 없다."

글=정소람/사진=이솔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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