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답안 'AI 커닝'에 깜짝…특목고에서도 'GPT 킬러' 쓴다

입력 2024-07-12 17:38   수정 2024-07-13 01:21

수도권 고등학교 교사인 A씨는 학생들이 제출한 수행평가 답안지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일부 학생이 챗GPT를 이용해 답안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다른 답안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챗GPT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후 인공지능(AI)이 쓴 글을 거의 구분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행평가와 독후감, 경진대회 등에 챗GPT를 활용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학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고등학교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에 학생이 직접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를 쓸 때 챗GPT 답변을 참고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의 글이 갑자기 화려해지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고 했다.

대입에서 수행평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 ‘AI 커닝’에 대한 대책은 없는 셈이다. 서울교육청은 생성형 AI 활용 지침을 배포하고 수행평가와 정기고사에 챗GPT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지만, 학생 개인이 몰래 이용하는 것까지 모두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챗GPT로 쓴 글을 감별해내는 솔루션을 쓰는 학교도 생겨났다. 고양국제고, 미추홀외국어고, 서울과학고, 청심국제고 등 수행평가가 중요한 특목고들이 스타트업 무하유의 ‘GPT킬러’를 도입했다. AI가 문단 단위로 문서를 분석한 뒤 챗GPT가 작성했을 확률을 평가한다. 조현미 무하유 프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 항목이 폐지되면서 수행평가의 공정성이 중요해졌다”며 “특목고는 물론 일반고에서 GPT킬러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에세이 교육이 중요한 해외에서는 챗GPT를 활용한 에세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크게 일었다. 미국 뉴욕시 교육당국이 모든 공립고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GPT 감지기’를 도입한 학교가 늘었지만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감지기가 AI 도움을 받지 않은 글을 ‘AI 개입’으로 오판한 사례가 있었다. 직접 에세이를 써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 고등학생이 ‘챗GPT 활용이 의심된다’는 탐지 결과에 억울함을 호소한 경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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