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1주일(7월 5~11일)간 테슬라 주식을 8억7470만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 매도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도 6억5321만달러(약 9000억원)어치 팔았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쇼핑 목록에서 빠지지 않던 종목이다. 올 들어 글로벌 전기차산업 성장세 둔화로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서학개미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54.3% 급등하자 ‘팔자’로 돌아섰다.
인공지능(AI)산업 대표주 엔비디아는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172.4% 올랐다. 엔비디아 상승세에 올라탄 서학개미들은 지난달부터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고점 논란이 나오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CEO) 내년 3월 말까지 1조원어치에 달하는 주식 60만 주를 팔겠다고 이달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에(SEC)에 신고했다. 월가의 시장분석업체 뉴스트리트리서치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올해 156%나 급등해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각각 5.57%, 8.44% 떨어지며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선 ‘당분간 보수적으로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제2의 엔비디아를 찾을 때’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매도한 서학개미들은 애플, TSMC,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주로 사들였다. 애플은 4월 주가가 한때 16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10일 232.98달러로 오르는 등 ‘V’자를 그리며 반등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테슬라(156억2703만달러), 엔비디아(139억3348만달러), 애플(52억8591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41억4100만달러) 등의 순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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