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모델로 '브라질 국민차' 된 현대차

입력 2024-07-12 17:41   수정 2024-07-22 16:31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굴러다니는 차의 80%는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에탄올을 휘발유와 섞어 쓰는 ‘혼합연료차량(FFV)’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을 겪은 브라질 정부가 에탄올산업 육성에 전력을 다한 결과다.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 피라시카바 공장에서 연간 15만 대가량 만드는 소형 세단·해치백 HB20도 FFV다. 현대차가 내놓은 단 하나뿐인 FFV다. “HB20을 보면 현대차가 현지화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는 평가는 이래서 나온다. 그 덕분에 HB20은 지난달 폭스바겐 폴로를 제치고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베스트 셀링카’가 됐다.
○HB20, 지난달 브라질 판매 1위

12일 브라질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HB20은 지난달 1만3519대 팔리며 폴로(9683대)를 제치고 판매랭킹 1위에 올랐다. 상반기 판매량은 5만6779대로 폴로(5만7865대)에 소폭 밀렸지만, 최근 판매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브라질 국민차’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HB20은 저렴한 소형차가 인기를 끄는 남미 시장을 겨냥해 현대차가 40개월이 넘는 연구개발(R&D) 끝에 2012년 내놓은 현지화 모델이다. 비포장도로가 많은 현지 사정을 반영해 차 높이를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동급 차량보다 10~18% 높였다. HB20은 브라질 출시 6년 만인 2018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브라질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몇 년 전부터 파라과이,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주변국으로 판매 영토를 넓혔다.

탄력을 받은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을 잡기 위해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브라질은 그 자체로 세계 6위 자동차 시장일 뿐 아니라 남미 전역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주는 나라”라며 “조만간 아이오닉5와 신형 코나 일렉트릭, EV5 등도 브라질 시장 특성에 맞게 현지화 모델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선 크레타로 인기몰이
현대차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도 현지화 모델로 승부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가 그런 차다. 크레타는 현대차가 인도 시장을 겨냥해 2015년 내놓은 전략 차종이다. 인도의 무더위를 겨냥해 저가 모델인데도 뒷좌석 에어컨을 기본 사양으로 넣었다. 대가족이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5명이 충분히 탈 수 있도록 실내 공간도 넓혔다.

이 덕분에 크레타는 올 상반기 인도에서 9만1348대 팔리며 랭킹 3위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판매량 기준 인도 2위 자동차 회사(43만5909대)가 됐다. 현지 업체인 타타(3위)와 마힌드라(4위)를 제쳤다.

현대차는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14억 인구 대국에 더욱 깊숙이 침투할 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인도 사람 누구나 주주가 될 수 있는 ‘인도 국민차’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상장을 통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1670억원)를 조달해 현지에서 인도 맞춤형 차량 개발 등에 쓸 계획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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