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내수 소비 지표가 일제히 뒷걸음질치면서 이달 말 공개되는 ‘6월 산업활동 동향’도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생산과 소비, 투자는 한 달 전보다 일제히 줄면서 10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나타냈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2%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기재부는 수출에 비해 내수는 온도 차가 있지만 아직은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이날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경기진단과 같은 내용이다. 정부의 이런 판단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과 거리가 있다. KDI는 지난 8일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로 연결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고금리, 고물가 등 내수 제약 요인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2.2%에서 2.6%로 상향했다. 정부 내에서도 2분기 성장률이 0%만 나와도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분기에 제로 성장을 했다고 가정하면 올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5%만 나와도 올해 2.6%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이 0.1%가 나오면 대성공, 0%면 성공”이라고 했다.
기재부의 이런 경기 판단에는 하반기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통계청의 5월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핵심 10개 지표 중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지표는 일제히 하강·둔화 국면에 진입했다. 하강·둔화 지표가 7개까지 늘어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경기순환시계는 대표 경기지표 10개가 각각 ‘상승→둔화→하강→회복’의 경기 순환 국면 중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6월 기준 실시간 소비지표가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순환시계도 당분간 상승·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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