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함께 한반도 핵운용…"NATO식 핵공유보다 강력"

입력 2024-07-12 18:21   수정 2024-07-22 16:30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핵억제 전략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와 비슷하거나 진전된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이 핵무기 사용의 기획과 실행을 함께 논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미국 3대 핵자산 상시 배치”

이번 성명과 지침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의 핵자산 활용과 관련된 ‘일체형 확장억제’ 협력을 명시한 점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일체형은 미국의 핵전력과 우리의 첨단 재래식 전력이 통합돼 북핵을 억제하고 대응하는 것”이라며 “기존 확장억제가 미국이 결정하고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한반도 핵운용에서 우리의 조직, 인력, 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핵자산이 북핵 대응을 위한 한반도 임무에 배정된다고 문서에 명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미 핵자산을 한반도에 배정함으로써 사실상 상시 배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공동 지침에는 한·미 핵·재래식 무기 통합 실행을 위해 범정부 모의연습(TTS), 국방·군사 도상훈련(TTX)을 매년 개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 핵전력의 상시 배치 수준으로 전략자산 전개 빈도·강도를 확대하고, 한·미 훈련을 시행한다는 내용도 있다. 우선 오는 8월 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에서 이번 지침을 적용해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TTX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핵운용 관련 정보공유, 협의, 기획, 연습, 훈련,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실전적 핵대응 능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3대 핵자산(핵발사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시 배치로 24시간 확장억제가 일체형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돼도 지침 유지”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일체형 확장억제가 유럽의 이른바 NATO식 핵공유보다 앞선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NATO식 핵 공유의 경우 NATO 5개 회원국(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다. NATO 국가는 자국 항공기를 이용해 핵무기 투사 등에 참여할 수 있지만 핵 사용의 최종 결정 권한은 미국에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NATO식 핵공유는 다자협의 기구인 반면 우리는 양자협의”라며 “핵운용에 한국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더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가 11월 미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평가도 있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반도 방위를 위한 전략자산의 전개 관련 비용 부담을 비판했다. 이에 양국 공동지침을 확정하지 않으면 트럼프 집권 시 핵협의그룹(NCG)이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북·러 군사밀착 등 악화된 세계 안보환경의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다”며 “트럼프가 전략자산 전개에 따른 비용을 요구할 수 있지만 한·미 기본 국방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김동현/양길성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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